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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법원, 자국 전시 크림 유물 "우크라로 반환하라"

우크라이나에 속했던 크림 공화국의 러시아 병합에 따른 문화재 귀속 논쟁이 국제 재판으로 번졌다.

크림 공화국이 우크라이나의 일부였을 당시 네덜란드 박물관에 대여됐던 크림 박물관 소장 고대 스키타이 유물이 크림의 러시아 귀속 이후 어디로 반환돼야 하는지를 두고 계속돼온 논쟁이 법정 소송으로 비화한 것이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법원은 14일(현지시간) 암스테르담 대학 부속 고고학 박물관인 '알라르드 피르손' 박물관이 크림 박물관들로부터 대여받았던 스키타이 유물들을 크림이 아닌 우크라이나로 반환하라고 판결했다.

이에 앞서 유물을 대여했던 크림의 4개 박물관은 알라르드 피르손 박물관을 상대로 2천 점에 달하는 스키타이 유물을 돌려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었다.

암스테르담 법원은 판결문에서 "크림은 주권을 가진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문화 유적 반환을 요구할 권리가 없다"고 지적했다.

네덜란드는 러시아의 크림 병합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법원은 대신 우크라이나가 알라르드 피르손 박물관에 유물 보관 비용으로 11만 1천 유로(약 1억4천만 원)을 보상할 것을 명령했다.

이에 크림 박물관들은 즉각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크림을 병합한 러시아 문화부도 "네덜란드 법원의 판결은 문화 유적 보호에 관한 국제법적 규범에 반하는 아주 부정적 판례가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알라르드 피르손 박물관은 지난 2014년 2월부터 8월까지 4곳의 크림 박물관과 키예프 박물관 등 5곳의 우크라이나 박물관들에서 대여받은 스키타이 유물 전시회를 열었다.

전시회에는 크림과 키예프 박물관이 소장한 금 장신구, 금 투구, 보석 등 수많은 스키타이 유물들이 출품됐다.

기원전 6세기~3세기에 걸쳐 러시아 남부와 우크라이나 남부 지역에 거주했던 이란계 스키타이족의 유물들로 가격을 따질 수 없을 만큼 귀한 문화재들이다.

문제는 이 유물들이 반출되던 시점에 우크라이나에 속했던 크림 공화국이 2014년 3월 러시아로 병합되면서 전시를 마친 유물들이 어디로 반환돼야 하는지가 모호해졌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서로 소유권을 주장하는 가운데 크림 박물관들이 네덜란드 박물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일단 네덜란드 법원이 우크라이나 측의 손을 들어주면서 유물이 우크라이나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졌지만 상소 기간이 지나야 반환될 수 있기 때문에 3개월 정도는 더 네덜란드 박물관에 머물러야 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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