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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때 헬기 총격 흔적 100여 개' 광주 전일빌딩 보존방안 고심

'5·18 때 헬기 총격 흔적 100여 개' 광주 전일빌딩 보존방안 고심
▲ 전일빌딩 총탄감식 흔적 (사진=연합뉴스)

광주 전일빌딩에서 5·18 당시 생긴 것으로 보이는 총탄과 헬기 총격 흔적이 잇따라 확인돼 체계적인 건물 보존방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노후한 전일빌딩 보수보강 예산이 최근 광주시의회에서 전액 삭감된 만큼 전일빌딩 리모델링 사업 전반을 다시 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14일 광주시에 따르면 전날 동구 금남로 전일빌딩에서 이뤄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5·18 당시 총탄흔적 보강조사에서 헬기에서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탄흔 100여개를 건물 10층에서 발견했다.

총탄 흔적은 기둥과 천장 바닥 등에서 수십 개씩 발견됐다.

탄흔이 만들어진 방향은 옛 전남도청 쪽에서 금남로 방향으로 헬기처럼 높은 곳에서 돌면서 쏜 것으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추정했다.

지난 9월 중순에 이뤄진 1차 조사에서도 10여 군데, 지난달 15~16일 시행한 2차 조사에서도 건물 외벽 10여 군데에서 총탄으로 추정되는 흔적을 발견했다.

1·2차 현장조사와 보강조사에서 나타난 헬기 사격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공식 보고서에 인용될 경우 논란이 예상된다.

지금까지는 헬기 사격에 대한 증언은 있었으나 공식 보고는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이같은 총탄흔적을 지닌 전일빌딩 보존방안에 대해서도 논쟁이 예상된다.

광주시는 건물 외벽 흔적이 총탄으로 확인됐고 헬기 총격 흔적까지 나온 만큼 5·18 관련 단체들·건물 소유주인 광주도시공사 등과 함께 보존방안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내년 예산으로 제출했던 전일빌딩 보수보강 예산 80억원을 시의회가 모두 삭감해 난감해 하고 있다.

이 예산은 노후한 전일빌딩의 건물 일부를 철거하고 구조 보강, 설계감리, 내부 노후설비 재설치 등에 쓰이는데 전체 예산은 180억원이다.

올해 추경에도 제출됐지만 건물 안전진단에 대한 조작 의혹이 제기되면서 정밀 안전진단 이후 반영하자는 이유로 계속 삭감됐다.

광주시 관계자는 "이미 내년도 예산안이 예결위까지 통과해버려 지금은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다"며 "내년 추경을 통해 예산을 편성하는 방법도 있으니 일단 보존방안을 어떻게 마련할지부터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일빌딩 보수보강 예산을 삭감해버린 시의회도 총탄흔적에 이어 헬기 사격 탄흔까지 나오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예결위 소속 한 시의원은 "전일빌딩 사안이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전개돼 예산 심의가 잘못됐다는 식으로 비칠 수 있어 난감하다"며 "일단 정밀진단 결과를 기다려 보고 보존방안 마련에도 최대한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1968년 12월 7층 건물로 준공된 전일빌딩은 4차례 증·개축을 거쳐 10층 규모인 지금 모습을 갖췄다.

5·18 당시에는 옛 전남도청 광장, 분수대에서 쫓겨온 시민이 계엄군을 피해 몸을 숨겼던 곳이기도 하다.

광주도시공사는 소유주 부도 등으로 경매에 나온 전일빌딩을 138억원에 매입해 리모델링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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