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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사람이 억울하게 죽었는데 고작 경고 처분"

강원 교육기관노조협의회, 초등학교 행정실장 투신 감사원 감사 추진

강원 춘천의 한 초등학교 행정실장이 옥상에서 투신한 것과 관련해 교육기관노조협의회가 감사원 감사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강원교육기관노조협의회는 13일 강원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회견을 열어 "나라는 대통령이 자기 역할을 못 해 어수선하고, 학교에서는 학교장에 제 역할을 못 해 교직원이 목숨을 잃었다"며 "행정실장이 극심한 업무상 스트레스로 투신했는데도 교장은 경고, 교감에게는 주의 처분한 것은 솜방망이 처벌이자 면죄부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주의가 제대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의사소통과 의사 결정이 함께 이뤄져야 하는데 학교에서는 한 사람에 의한 결정이 반복돼 엉뚱한 사람이 억울하게 운명을 맞았다"며 "진보 성향의 교육감이 당선됐어도 학교에서는 교장과 교감의 횡포가 예전과 똑같다"고 주장했다.

협의회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300명의 서명을 받아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하고 1인 시위 등을 벌일 계획이다.

A 행정실장은 지난 9월 23일 오후 6시 20분께 자신의 근무하는 학교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치료 중 숨졌다.

이 학교 건물 4층 옥상에서는 A 행정실장의 휴대전화와 소지품이 발견됐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강원교육청지부가 자체 조사한 결과 A 행정실장은 교내에 민원인 주차장을 설치하는 문제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학교장이 교내 민원인 주차장을 만들라고 지시하자 A 행정실장은 지난 9월 20일 주차공간 4면을 설치했다.

하지만 민원인 주차장 때문에 교직원 주차공간이 감소했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자 학교장은 주차공간을 설치한 지 이틀 만에 다시 뜯어내라고 지시를 번복했다.

A 행정실장은 탄식하며 자신이 설치한 주차장 표식을 뜯어냈고, 옥상에 올라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게 노조 측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강원교육청은 "교장의 언행이나 지시는 다른 학교에서도 유사하게 반복될 수 있는 사안인 데다 행정실장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봐 중징계하지 않았다"며 "A 행정실장에 대해서는 공상 처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해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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