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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지옥' 베네수엘라, 최고액권 100볼리바르 지폐 유통중단

연간 500%에 달하는 극심한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가 기존의 최고액권인 100볼리바르 지폐 유통을 중단하고 최대 2만 볼리바르짜리 신권 지폐를 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국영 TV 연설을 통해 "100볼리바르 지폐의 사용을 향후 72시간 안에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고 블룸버그 통신 등이 보도했습니다.

이에 따라 현재 베네수엘라 최고액권인 100볼리바르는 오는 14일까지만 통용되며, 15일부터는 2만·1만·5천·2천·1천·500 볼리바르 지폐 6종을 발행합니다.

100볼리바르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열흘 안에 중앙은행에서 다른 화폐로 교환할 수 있습니다.

화폐 교환 기간이 지나치게 짧으며, 최고액권의 유통을 돌연 막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현재 유통되는 100볼리바르 지폐는 총 60억 장이 넘으며 전체 통용 화폐의 48%에 이릅니다.

야권 지도자인 엔리케 라돈스키 카프릴레스는 트위터를 통해 "누가 여러 문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12월에 이런 일을 벌일 생각이나 하겠느냐"며 마두로의 결정을 비난했습니다.

마두로 대통령은 자국과 콜롬비아 국경에서 범죄조직이 사들인 베네수엘라 화폐로 보조금을 받는 베네수엘라 물품을 산 뒤 콜롬비아 등지에서 팔고 있다며 100볼리바르 화폐 유통을 중단하는 배경에 관해 설명했습니다.

그는 국영 TV에서 "콜롬비아와의 국경에서 볼리바르로 밀수하는 이들을 끝장낼 것"이라며 "내 모든 권한을 동원해 우리 통화를 지키겠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설명은 터무니없는 소리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베네수엘라는 국제유가 폭락으로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생필품과 의료품이 전국적으로 부족해지는 상황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2003년 고정환율제 도입으로 1볼리바르는 1달러로 환율이 고정돼 있지만, 실상 암시장에서는 100볼리바르를 교환하면 미화 2센트를 받는 상황입니다.

지난달 암시장에서 거래되는 볼리바르 가치는 달러 대비 무려 55% 하락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워낙 극심해지면서 이제는 밖에서 식사하려고 해도 배낭에 돈다발을 지고 가는 경우마저 생기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은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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