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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워싱턴서 북한 인권탄압 모의국제재판…"김정은 마음대로 처형"

미국의 수도 워싱턴DC에서 북한의 끔찍한 인권탄압 상황을 고발하는 모의국제재판이 열렸습니다.

현지시간으로 8일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에서 열린 모의재판에 참석한 탈북자들은 정치범 수용소를 비롯한 북한 전역에서 외부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가혹한 인권탄압이 일상화돼 있으며,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나 김정은 노동당위원장의 마음대로 처형이 자행돼왔다고 폭로했습니다.

탈북자 출신인 강철환 북한전략센터 대표는 자신의 '요덕 수용소' 강제수용 경험을 중심으로 북한 정권에서 운영하는 참혹한 정치범수용소의 실상을 재판부와 변호인단에게 전했습니다.

"만 9세 때 영문도 모르고 요덕수용소로 끌려갔다"고 회고한 강 대표는 변호인단에 참여한 스티븐 케이 전 국제사법재판소 검사가 요덕수용소의 상황을 설명해 달라고 요구하자 "원시시대 같은 마을에서 사람들의 시체가 보이는 끔찍한 광경들"이었다고 밝혔습니다.

강 대표는 "수용소에서 오래 살아남으려면 3개월이 고비"라며 "그 기간 안에 뱀이나 쥐 벌레 등을 빠르게 잡아먹을 수 있게 되면 3개월을 넘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그는 요덕수용소 안에서도 수용자들을 훨씬 혹독하게 탄압하는 '완전통제구역'이 있으며 "그곳에 수용된 남자들은 예를 들면 핵실험용 지하땅굴 같은 위험한 공사장에 끌어가 강제노동을 시킨다"고 증언했습니다.

모의재판에 참여한 다른 탈북자들은 신원 노출 우려 때문에 가림막 뒤에서 증언에 나섰고, 북한 최고지도자들이 상습 처형을 포함한 일상적인 인권탄압의 최종 책임자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평안남도 북창군 봉창리의 '18호 수용소'에서 관리 업무를 했다는 '2번 증인'은 자신이 일하던 시기에 수용소에 "약 12만 명"이 갇혀 있었다고 말하고, 북한의 핵심 권력기관 중 하나인 국가안전보위부 직원이었다는 '3번 증인'은 2001년 평안남도 남포에서 '김정일 타도' 전단 살포 사건이 있었을 때 범인을 찾아내겠다며 6개월간 모든 주민을 상대로 조사를 벌였다고 소개했습니다.

북한 주민, 특히 정치범수용소에 수감된 사람들에게는 기본적인 인권이 적용되지 않으며, 대다수의 북한 주민들은 한국을 비롯한 자유세계에서 일반화된 인권 개념을 아예 모르고 있다고 탈북 증인들은 전했습니다.

이번 모의재판은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을 비롯해 세계변호사협회와 전략국제문제연구소 등 정책연구기관, 북한인권위원회와 북한자유연합 등 북한 인권문제를 다뤄온 시민단체 등 모두 10개 기관이 공동으로 주최했습니다.

주최 측은 북한 정치범 수용소의 반인도 범죄자들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상황이 됐을 때 법률적 문제가 없는지 살펴보는 일이 이번 모의재판의 목표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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