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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 남을라" 10대 치밀한 절도 행각에 형사들도 '깜짝'

지난 23일 오전 3시 54분께 A(17)군은 청주시 서원구의 모 아파트 지하주차장.

어두운 공간 이곳저곳을 살피며 A 군이 재빠르게 주차된 차량 내부를 손전등으로 비춰봤다.

문이 잠겨있는지를 확인하는 그의 눈빛은 신속하면서도 날카로웠다.

잠기지 않은 문을 열고 내부에서 현금 20만원을 훔쳐 달아나는 데 불과 2∼3분밖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 그의 손기술은 프로에 가까웠다.

그의 능수능란한 범행 수법은 오랜 경험에서 나왔다.

2014년부터 2년간 절도 전과만 13건에 달했다.

청주지역 경찰서 형사들은 웬만하면 그의 얼굴을 보면 알 정도였다.

그러나 완전 범죄를 꿈꿨던 그도 형사들의 눈썰미까지 속이지는 못했다.

청주 청원경찰서 생활범죄팀은 지난 9월 4일 차량 절도 신고가 접수된 이후 비슷한 신고가 잇따라 들어오자 전문 차량털이범의 수법으로 보고 수사에 나섰다.

형사들은 현장 주변에서 확보한 CCTV를 살펴보던 중 용의자가 A 군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걸음걸이부터 평소 차림새까지 A군이었기 때문이다.

PC방 등 A군이 갈만한 지역을 샅샅이 뒤진 형사들은 지난 28일 청주 청소년광장을 배회하던 A군을 붙잡았다.

경찰은 지난 9월 4일부터 지난 28일까지 청주 시내를 돌며 25차례에 걸쳐 주차된 차량 내부에서 1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버린 혐의(상습절도)로 A군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30일 밝혔다.

조사결과 A군은 아파트 건물 내부에 설치된 CC(폐쇄회로)TV에 얼굴이 찍히는 걸 피하려고 머리를 숙이고 다닐 정도였다고 경찰은 전했다.

심지어 범행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서 목장갑을 낀 적도 있었고 차량 내부에 달린 블랙박스 13개를 떼어내 하수구나 풀숲에 버릴 정도로 치밀했다.

A군은 경찰에서 "가출해 돈이 없어 범행을 저질렀다"며 "훔친 현금은 모두 생활비로 썼다"고 범행을 인정했다.

경찰 관계자는 "10대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치밀하게 범행을 저질러 수사하는 우리도 깜짝 놀랄 정도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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