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박진호의시사전망대] "바지 대통령에 바지 총장…이대 사태 키운 주범들"

* 대담 : 전여옥 전 의원 & SBS 노유진 기자

- 이대 사태 키운 교육부, 존재 자체가 문제
- 교육부 이대 감사, 등 떠밀리듯 시작
- 예산으로 모든 학교 휘잡는 교육부
- 교육부 존재, 나라 발전에 도움이 되나?
- 교육부 제대로 감시 못한 국회도 문제
- 경찰을 이대 학내로 불렀던 것도 큰 실수
- 이대 학생들 대응은 주목할 만, 의미 있었다
- 바지 대학 총장, 바지 대통령이 문제
 
 
▷ 박진호/사회자:
 
학생들이 계속 의혹을 제기했었고. 대학 측이 별로 반응을 하지 않다가 결국 사태가 터지면서 교육부 감사를 받았고. 정유라 씨 입학 특혜 의혹은 상당 부분 사실로 드러났어요. 어떤 것들이 좀 문제가 많이 됐었습니까?
 
▶ SBS 노유진 기자:
 
일단은 정유라 씨 관련해서는 정유라 씨의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이 반영됐다는 게 가장 큰 문제인데요. 입학처장이 나와서 면접 당일에 금메달을 가지고 온 학생을 뽑으라고 얘기를 했다는 거예요. 그런데 당시 메달을 가지고 온 사람은 정유라 씨밖에 없었고. 인천아시안게임 메달 자체가 사실은 반영이 되지 않는 성적이었거든요. 그 전에 원서 접수가 끝났기 때문에. 그런데 그 이후에 반영이 됐기 때문에 사실상 입학 비리는 여기부터 시작이 됐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원래 학생들이 처음에 문제를 제기했던 것은 미래라이프 대학 설립 과정이었는데. 사실 무언가 이 사건이 최순실 게이트와 깊숙이 연관이 되면서 더 파장이 커졌던 것 같은데. 결국은 학생들의 계속된 호소를 교육 당국이 계속 외면했다. 이런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 같은데요. 어떻게 보세요?
 
▶ SBS 노유진 기자:
 
예. 자유로울 수 없죠. 사실상. 그리고 교육부가 사실은 감사를 등떠밀려서 했다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학생들이 미래라이프 대학 문제가 시작이 됐을 때 교육부에 민원을 엄청 넣어서 교육부의 해당 과가 전화가 마비돼서 코드를 뽑아놓고 싶다. 이렇게 얘기할 정도로 전화를 걸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감사가 진행된 것은 결국 국감이 끝나고 나서, 언론들이 각종 의혹을 제기하고 나서야 시작이 됐거든요. 그리고 교육부 같은 경우는 감사 내용 자체도 사실 언론에서 제기한 것 이상으로 밝혀내지는 못했어요. 거기서 사실상 꼬리자르기라고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이대를 감사해야 하는 교육부. 그러니까 감사뿐만 아니라 평소에 특기자 비리나 이런 것들을 계속해서 감시해야 하는데. 그런 시스템이 전혀 작동을 안 하고. 교육부가 마치 잘못이 없는 것처럼 감사하고 끝내 버리는. 그런 상황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이번 이대 사태를 크게 보면 결국 비선실세에게 무언가 특혜를 제공해 주고. 학교가 여러 가지 정책적으로 특혜를 받는. 그런 상황이 됐는데요. 이런 식의 대학 비리는 사실 저희가 처음 보는 유형 같기도 해요. 어떻게 보세요?
 
▶ 전여옥 전 의원:
 
그런데 이것은 예견이 됐던 겁니다. 왜 그러냐면 우리나라가 교육부총리가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사실은 저는 교육부 자체가 있는 게 나라의 발전을 위해서는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박진호/사회자:
 
교육부가 없을 수는 없지 않습니까.
 
▶ 전여옥 전 의원:
 
아니죠. 지금 서울시에서도 교육감도 있고. 자율에 맡기는 게 좋습니다. 왜냐하면 학교가 무슨 비리 단체가 아니고. 학교는 사실은 그냥 놔둬도 스스로의 경쟁력과 스스로 학생을 선발하는 권리, 또는 책임이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나라 같은 경우에는 우리나라처럼 교육부가. 이게 사실은 일본식의 일제의 유산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이야기를 넘어서서. 제가 보기에는 상임위도 그렇고. 특히 이화여대 자체가 이번에 제일 큰 실수를 한 것이라고 봅니다. 왜 그러냐면. 교육부에서는 예산을 가지고 모든 학교에 권한이라든가, 권리, 자유를 아주 휘잡았습니다. 교육부가 그것을 잡고 학교는 꼼짝도 못했어요. 그게 현실입니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미래라이프 대학을 비롯해서 학생들의 민원에 대해 학교 내부에서 이것을 조절하고 할 수 있는 능력은 있었는데. 그 능력마저도 20년 윤후정 명예총장 체제에서 상실을 한 겁니다.

그리고 두 번째. 제가 제일 분개한 것은, 우리 동문들이 제일 기가 막혀 한 것은 경찰을 학내로 불러들인 것이었어요. 이게 말이나 됩니까. 무슨 학생들이 아마조네스도 아니고. 그리고 정말 그곳에 갇혀있다면 본관 유리창을 깨고라도 얼마든지 탈출할 수 있었고. 무기라던가 아무 것도 갖고 있지 않은 여학생들이었어요. 그런데 그렇게 많은 경찰 병력을 일으켰고. 그 다음에 저는 제가 학교 다닐 때 80년대 다녔습니다. 78년부터 82년. 굉장히 힘든 시기였죠. 박정희 대통령 돌아가시고 전두환 정권이 시작이 됐기 때문에. 정말 숨도 못 쉴 정도였어요. 그런데 학내에서 데모가 일어나서 경찰 병력이 들어오면. 저희 이대 선생님들은 끝까지 학생 한 명이라도 보호하려고. 경찰에게 멱살 잡히고 정말 폭력을 당해도, 질질 끌려가도 학생들을 위해서 그렇게 노력을 하셨어요. 그 때 다른 학교에서는 데모 일어나면 교수들이 살짝 연구실로 가버렸어요. 왜? 너무 무서우니까. 교수들도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그런 학교였는데. 어떻게 경찰 병력을 학교로 불러들이는가. 정말 제가 자다가도 몇 번씩 일어났습니다. 너무 비참하고 너무 부끄럽고. 이대 문제, 본인 스스로의 문제도 크다고 봅니다.
 
▷ 박진호/사회자:
 
사실 이번 사태가 되게 불행했지만. 참 잔잔한 화제가 됐던 것이 이화여대 학생들의 대응이었어요. 본관 점거 과정에서도 굉장히 질서 있고 평화로운 모습을 보였고. 굉장히 합리적으로 학교 측에 호소하고 문제점을 홍보하는 모습이 굉장히 화제가 됐는데. 어떻게 보셨어요? 노유진 기자.
 
▶ SBS 노유진 기자:
 
일단은 본관 점거를 시작하고 나서 80일 정도를 계속 했는데요. 그동안 총학생회장이나 이런 학생들이 주도해서 한 게 아니라. 학생들이 자원봉사 차원에서 가서 수업 왔다가 잠깐 가서 본관을 같이 점거했다가 집에 가고. 이런 것을 계속 반복했거든요. 그런 의미에서는 재학생들 모두가 참여했다는 점에서 굉장히 큰 의의가 있지 않았나.
 
▷ 박진호/사회자:
 
한 때는 외부 세력이 있다. 이런 비난까지 나왔었는데.
 
▶ SBS 노유진 기자:
 
네. 그런 비난이 있어서. 그래서 학생들이 마스크도 쓰고 이랬던 이유가. 외부 세력이라고 여기저기서 이야기를 하면서 비난을 하다 보니까. 자기는 외부 세력이 아니다. 이런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 마스크도 쓰고, 선글라스도 쓰고. 그랬던 것이거든요. 그런 것들을 다 오해를 불식시키자. 이런 내부적인 논의가 굉장히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사실 저희 시사전망대도 현장에 취재를 갔었는데 학생들이 응하지 않아서 상당히 곤혹스러웠던 경험이 있습니다. 특히 이번 사태에 대해서는 이대 동문들의 협조, 지원이 상당했던 것 같아요. 동문들 입장에서도 상당히 위기를 느꼈던 그런 상황 같은데요.
 
▶ 전여옥 전 의원:
 
김혜수 씨가 영화에서 나, 이대 나온 여자야. 이런 말도 하지 않았습니까. 나름대로 자부심이 있었어요. 그런데 이것이 이런 식으로. 가장 모욕적인 게 순실여대라는 이름을 저희가 얻게 된 거죠. 그런 점에서 동문들의 분노가 타올랐죠. 촛불처럼.
 
▷ 박진호/사회자:
 
이 마스크 쓰고 시위하는 학생들의 모습. 여러 가지 감회가 새로우셨을 것 같은데. 특히 전여옥 전 의원은 신문사 학보사죠. 편집장을 하셨다는데요. 맞습니까? 당시 생각도 많이 나셨을 것 같고요.
 
▶ 전여옥 전 의원:
 
그렇죠. 그 때가 격동의 시기였고. 저희가 생각할 수 없는 방식으로 학생들이 선글라스도 쓰고 마스크도 쓰고 시위하는 것을 보면서. 참 빛난다, 예쁘다, 찬란하다, 자유롭다. 그런 것을 느꼈죠. 그래서 참 좋았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결국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이번 이화여대 사태는 우리 사회의 정의의 문제로 이어지면서. 특히 최순실 게이트와 직접 관련된 사실이 조금씩 드러나면서 무언가 사회적 분노를 폭발시키면서 자정을 요구하고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로 이어지게 됐는데요. 전반적으로 어떻게 보셨어요? 이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서.
 
▶ 전여옥 전 의원:
 
최순실 게이트가 이렇게 파급력을 갖고 폭발력을 갖게 된 것은. 저는 이화여대 학생들의 시위가 작은 단초가 됐다고 봅니다. 그리고 또 매우 불행하지만 이화여대의 정유라 부정 입학과 여러 가지 문제들. 교수들이 협조를 해서 리포트를 써주고. 정말 상상할 수가 없던 일인데. 어떻게 보면 국민들의 공분과 국민들이 갖고 있는 우리가 살아갈 세계. 그리고 우리 딸이 입학할 대학이 저 지경이 됐구나. 이런 점에 대해서 인식을 하게 한 것은 나름대로 큰 의미가 있다고 보고요. 이화여대가 힘들겠지만 이것을 통해서, 우리 국민들이 최순실 게이트를 통해서 다시 일어날. 아이들에게 물려줄 새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추운 날 촛불집회에 나가는 것처럼. 이화여대 역시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 박진호/사회자:
 
이번 사태 이대 재학생들도 많은 상처를 입었지만. 특히 특혜 입학 과정에서 피해를 당하게 된 다른 학생들. 특히 아주 굉장히 큰 피해자가 된 것 같은 그런 생각이 드는데요. 이 과정에서 특히 국회의 대응이라든지. 또 여러 인사들이 오히려 정유라 씨를 두둔하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기도 했는데요. 국회 책임도 큰 것 같은데요. 어떻게 보세요?
 
▶ SBS 노유진 기자:
 
국회 책임도 사실상 굉장히 크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대를 감사해야 되는 교육부의 책임이 있듯, 교육부를 감사해야 하는 국회 상임위의 책임이 굉장히 큰데요. 이번에 사실 국감에서 이번 사태가 불거져서 결국에는 언론들이 보도하고 문제가 커지기는 했지만. 처음에는 문제 초기에 최경희 전 총장을 국회에 증인으로 불러야 된다고 얘기했을 때 일부 새누리당 의원들이 굉장히 반대를 했었거든요. 그래서 결국 야당 의원들이 학교까지 찾아가서 최경희 전 총장을 만나고 그랬어요. 그런 부분에 있다면 굉장히 정유라 씨를 두고 여러 세력이 두둔했던 게 아닌가. 그런 의문이 듭니다.
 
▷ 박진호/사회자:
 
네. 특혜 입학 사태. 우리 사회에 경종을 울린 셈이 됐는데. 전여옥 전 의원님. 학교 측이나 정부, 우리 교육 관계자들에게 한 마디 하신다면 어떤 말씀 하고 싶으세요?
 
▶ 전여옥 전 의원:
 
제가 보기에는 실세들, 세습. 그리고 장기적인 집권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최경희 총장을 만나봤자 소용이 없었던 것은 최경희 총장이 실세가 아니었어요. 즉 말하자면 바지 총장이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도 이번에 처음에 사람들이 바지 대통령이 아니었나. 이런 말을 했지 않습니까. 그런 점에 있어서 국회에서 정유라를 비호했던 여성 국회의원들이 줄줄이 여성부 장관으로 입각을 했다는 것 자체가 우리에게 많은 것을 보여주는 겁니다. 저는 그런 점에서 이번에 최순실 게이트가 앞으로 더 드러날 것이 많다고 봅니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나라를 위해서 이화여대 사태와 마찬가지로 더 큰 발전의 쓰라린 하나의 고통 기간이 되리라고 봅니다.
 
▷ 박진호/사회자:
 
결국 이 특혜를 묵인해서 특혜를 받는 학교. 이런 학교가 과연 명문으로 남을 수 있겠느냐. 학생들과 교수들의 절박한 질문이 뒤늦게 빛을 발하게 된 것 같고. 이번 게이트의 진실을 밝히는 데에도 많은 도움을 준 것 같고요. 그래서 오늘 이화여대 사태를 전반적으로 짚어봤습니다. 오늘 말씀해 주신 전여옥 전 의원, 또 SBS 노유진 기자 감사드립니다.
 
▶ 전여옥 전 의원:
 
감사합니다.
 
▶ SBS 노유진 기자:
 
고맙습니다.
 
▷ 박진호/사회자:
 
박진호의 시사전망대 오늘 순서 여기까지입니다. 저는 내일 아침 6시에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