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엘시티(LCT) 비리 핵심인물인 이영복(66·구속기소) 회장이 엘시티 아파트 분양권을 유력인사들에게 사전 특혜분양한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이전에도 고급 아파트 사전 특혜분양이 고위공직자와 정계인사에게 뇌물 수단으로 활용된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이 회장은 엘시티 아파트 미계약분 가운데 43가구를 가족과 지인 명의로 특혜분양을 받도록 해줬다.
이 회장과의 친분으로 엘시티 아파트를 특혜 분양받은 사람 중에는 전·현직 고위 공무원, 고위직 출신 법조계 인사, 부산 금융권 최고위인사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일단 이들은 처벌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수사에서 특혜 분양을 받은 사람 중 엘시티 사업 인허가나 프로젝트 파이낸싱 성사 등에 개입한 인물이 있다면 특혜 분양의 대가성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고급 아파트 사전분양이 로비 수단으로 악용된 대표적인 사례가 2001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경기 성남 분당 파크뷰 특혜분양 사건이다.
분당 파크뷰 시행사 대표는 해당 아파트의 전체 선착순 분양분 1천300가구 가운데 3분의 1이 넘는 449가구(34.5%)를 유력인사들에게 사전분양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실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검찰은 사전분양을 받은 유력인사가 28명으로 최종 확인됐다고 발표했으나 대가성이 없어 처벌 대상은 아니라고 밝혔다.
검찰이 공개했던 유력인사로는 여권 실세 국회의원과 공무원 19명, 정부투자기관 2명, 언론인 6명 등이었다.
파크뷰 아파트는 용도변경과 건축허가 사전승인 등의 과정에서 특혜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당시 파크뷰 아파트 시행사 대표는 용도변경의 결정권을 가진 성남시와 시의회, 건축허가 사전승인권을 쥐고 있는 경기도를 상대로 전방위 금품 로비를 펼쳤다.
파크뷰 시행사 대표에게서 금품 로비를 받고 해당 아파트의 용도변경과 건축허가 사전승인 등에 부당하게 관여한 혐의로 임창열 전 경기도지사의 부인과 성남시의원, 건설교통부 국장, 경찰 간부 등이 줄줄이 처벌됐다.
1977년 서울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특혜분양사건도 빼놓을 수 없다.
당시 현대그룹 산하 한국도시개발주식회사는 1977년 10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강변에 중대형 아파트 952가구를 신축했는데 이 중 일부만 건축허가 조건대로 사원들에게 분양하고 나머지 대부분을 유력인사들에게 특혜분양했다.
정부 진상조사 결과 고급 공무원, 금융기관 간부, 언론인, 예비역 장성들이 특혜분양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고, 정부는 1978년 6월 해당 공무원들에게 경고조치를 내렸다.
특혜분양을 받은 공직자는 모두 190명이었다.
이 중 차관급 1명, 전직 장관 5명, 국회의원 6명, 언론인 34명 등이 연루돼 큰 파문이 일었다.
(부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