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가 유전자 돌연변이 일으켜 암유발" 첫 과학적 규명

담배 연기가 유전자에 돌연변이를 일으켜 암을 유발하는 사실이 국제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습니다.

한국과 미국, 벨기에 등 국제연구팀이 암환자 5,243명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해 흡연으로 유전자가 변이가 일어난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지금까지는 흡연이 암 발생을 늘린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었지만, 정확히 어떤 유전자에 어떤 변이를 일으켜 암을 유발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우리 몸에는 유전자를 구성하는 시토신, 아데닌, 티민, 구아닌 등 4가지 염기가 있는데 담배연기에 의해 시토신이 아데닌으로 변하거나 티민이 시토신으로 변하는 돌연변이가 발생했다고 연구팀은 밝혔습니다.

특히 폐암과 구강암, 후두암, 식도암 등 담배연기가 직접 닿는 조직의 세포에서 유전자 돌연변이가 많았다고 연구진은 설명했습니다.

연구에 참여한 주영석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는 "기술발전으로 5,000명 정도 규모의 유전체 데이터를 확보하면서, DNA 수준에서 흡연이 어떤 영향을 주는지 과학적으로 확인한 것에 이번 연구의 의미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립암센터 한지연 폐암센터장은 "흡연으로 변이된 유전자가 인체의 다른 기관이나 세포에 영향을 줄 수도 있고, 흡연뿐만 아니라 간접흡연도 암 발병을 높인다는 역학관계가 증명된 만큼, 암 발병을 줄이기 위해선 자신과 주변인들의 금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미국 로스알라모스 국립연구소, 영국 웰컴트러스트 생어 연구소, 프랜시스 크릭 연구소, 벨기에 루벤대 등의 국제 공동연구진이 참여한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 4일 자에 발표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