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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처럼 극한 환경 만들어 지구에 없는 물질상 발견

우주처럼 극한 환경 만들어 지구에 없는 물질상 발견
▲ 극한 환경에서의 물성 실험을 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는 우주라는 특수한 환경을 이용해 새로운 단백질 결정을 만드는 실험이 이뤄지고 있다.

중력이 거의 없어 물체가 공중에 뜨고, 대류 현상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단백질 결정이 만들어질 때 방해요소가 없다.

우주에서는 완벽한 단백질 결정체를 구현할 수 있어 분자 구조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국내 연구진이 지상에서 우주와 같은 극한 환경을 만들어 지구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물질상을 발견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이근우·이수형 박사팀은 액체를 공중에 띄운 뒤 물을 증발시켜 결정을 얻는 방법으로 기존에 없던 물질상을 발견했다고 3일 밝혔다.

물질상은 물체의 내부 구조를 말하는 것으로 물질상에 따라 물체의 성질이 달라진다.

탄소(Carbon)는 육각형 구조의 흑연에서는 무른 상태이지만 다이아몬드 구조로 치환되면 물성이 단단해진다.

최근 미래 에너지 자원 확보를 위해 우주와 같은 초고온·초고압·초과 포화 상태 등 극한 환경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시료를 용기에 담은 뒤 극한 환경에서 물질의 변화를 측정하게 되는데, 용기가 시료의 물성 변화에 끼치는 영향을 배제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정전기 공중부양장치를 이용해 시료를 공중에 띄우는 방법으로 시료와 용기 간 접촉을 원천적으로 차단했다.

정전기 공중부양장치는 두 전극 사이에 중력을 극복할 만큼의 강한 전압을 걸어 물체를 부양시키는 장치이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독일 항공우주연구소(DLR) 등 선진국들이 보유하고 있는 첨단 장비로, 표준연은 2010년 자체 개발에 성공했다.

이를 통해 기존 접촉식 기법으로는 불가능했던 300∼400%의 초과포화 상태를 구현했다.

공중에 띄운 인산이수소칼륨(KDP) 수용액은 초과포화 상태에서 구조 변화가 일어나 준안정적인 상태의 결정이 생성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전기 공중부양장치에 라만 및 X선 산란기술을 결합하면 초과포화 상태 물질의 원자·분자 구조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근우 박사는 "앞으로 극한 환경의 탐사를 위한 항공우주 분야나 초고온 핵융합 분야의 신소재 개발, 유전병 해결을 위한 게놈지도 제작 등에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특히 약을 초과포화 상태로 만들어 체내 흡수를 빠르게 하는 등 제약 분야에도 활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 지난달 24일자에 실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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