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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주 기자의 친절한 경제] '농협 1% 신용대출' 90%가 공무원…특혜 논란

<앵커>

친절한 경제입니다. 최근 몇 년 동안 기준금리도 낮아지고 은행 이자도 따라 낮아졌다고 해서 돈 빌리기가 좀 편해지지 않았나 싶은 생각도 들지만, 사실 현실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에 농협은행에서 공무원들한테 돈을 아주 싼 이자로 빌려줬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논란이 되고 있네요.

<기자>

농협은행에서 신용대출 받은 사람이 모두 1백만 명이 넘는데, 그중에 이자를 가장 싸게 받은 1백 명, 그러니까 0.001%로 우대받은 사람을 뽑아봤더니, 1백 명 중의 93명이 공무원이나 공공기관 사람인 걸로 나왔습니다.

<앵커>

그리고 이자를 또 얼마나 싸게 해서 빌린 건가요?

<기자>

지금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1.25%이거든요. 이게 은행이 돈을 가지고 오는 도매가격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고, 여기에 은행도 남기는 게 있어야 되니까, 아무리 신용이 좋아도 몇 %라도 이걸 얹어서 소매가로 판단 말이죠.

그렇게 이해하시면 되는데, 그런데 이 1백 명한테 대출로 빌려준 이자가 1%대입니다. 정확하게는 1.84% 거의 원가로 빌려준 셈인데, 특히 저 89명 중의 65명은 행정고시 같은 거 통과해서 새로 5급 공무원한테 최대 1억 원까지 바로, 그런데 사회에 처음 나온 경우라서 신용등급이 높지도 않거든요.

오른쪽 보시는 것처럼 일반인은 1, 2등급은 아무리 높아도, 아무리 신용도가 좋아도 3% 정도를 내야 되니까, 이건 어마어마한 혜택입니다.

농협은 우량고객이기 될 가능성이 높아서 우대를 해줬다고 설명을 하지만, 곧이곧대로 들리지가 않는 게 이게 정부랑 특수관계니까 관리하려고 대출을 잘 내준 거 아니냐, 이런 지적도 있고요.

또 농협 지점 중에 평균 대출이자가 싼 1등부터 5등까지 다섯 개 지점이 모두 정부하고 공공기관 건물에 있는 지점들이에요.

공무원은 싸게 해주는 건데, 이건 반대로 얘기를 하면 대출을 싸게 해줬단 얘기는 싸게 해준 만큼 돈을 주는 거라고 얘기를 해도 될 것 같습니다.

고위공무원들한테만 특혜대출을 해준 거 아니냐는 논란이 불거지니까 금융당국이 조사를 해보겠다. 제대로 하는 건지 나섰는데, 철저하게 좀 알아봐야 될 것 같아요.

<앵커>

조사 결과도 꼭 나중에 취재하시면 전해주시길 바라겠고요, 반대로 또 신용 낮은 서민들 같은 경우는 은행권에서 그냥 돈 빌리기가 쉽지 않다 보니까 사금융까지 가는 경우도 있단 말이죠. 그런데 사금융 같은 경우는 요즘 광고를 아주 세게 하던데요.

<기자>

무이자 대출 30일, 케이블방송 같은데 보면 이런 광고 굉장히 많이 나오잖아요. 30일 동안 이자 안 받으니까 안심하고 써보세요. 이런 광고를 보고 "이자가 공짜야?" 그래서 혹해서 연락한 분들이 사실 그동안 적잖습니다.

대표적인 광고를 보여드리는 건데, 첫 번째 문제는 뭐냐면 30일 무이자 대출이라는 거 이거 듣고 신용 1등급부터 6등급까지 신용 좋은 사람들도 무이자라니까 그냥 간 경우가 전체 절반이 넘었어요. 고신용자가.

그런데 일단 받는 순간에 신용등급이 뚝 떨어집니다. 왜냐하면,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리면 이 사람 사정이 어려운가 보다 해서 많게는 3등급까지 떨어트려요.

그러면 이거 한 번 빌리면 은행에선 돈을 못 빌리는 일까지 벌어지는데, 두 번째 문제는 30일을 넘겼을 때입니다.

올해 상반기에 이 무이자 대출을 받은 사람이 4만 3천 명 정도, 490만 원씩 빌렸는데 30일 이내에 이 돈을 이자 내기 전에 갚은 사람은 6%밖에 안 됐고요, 30일이 넘어 가는 순간에 94%는 이자가 25%에서 최고 35%의 고금리로 넘어가 버립니다.

대부업체 쪽에서는 어차피 높은 이자로 빌릴 사람들한테 30일 혜택을 준거라고 주장을 하고 있지만, 아까 말씀드린 대로 고신용자도 많고, 거짓말까지 한다는 반발이 워낙 거센 데다가 어제(13일) 국정감사에 이 대표들이 끌려 나왔어요.

그러면서 한 열흘 사이에 이 30일 무이자 상품을 다 없앴습니다. 그런데 이미 팔 만큼 다 팔았거든요. 몇십만 명한테 이미 팔았고 30%대 이자를 물고 있는 사람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리고 또 언제 이런 꼼수 같은 제도를 또 새로 만들어서 사람들을 속일지 모르니까 감시를 잘해야 될 것 같고요, 누구처럼 1%대까지는 아니더라도, 10% 수준의 중간금리대 대출을 많이 개발해서 서민들 고금리에 허덕이는 일을 줄이는 것도 해야 될 일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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