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와 누나가 변사한 가운데 실종된 대구 초등학생 류정민(11·4학년)군 시신이 28일 대구 낙동강 변에서 발견됐다.
지난 15일 오후 5시께 어머니와 함께 대구 수성구 범물동 집을 나선 지 13일 만이다.
류군은 어머니 조모(52)씨, 누나(26)와 함께 살았다.
2013년 3월 초등학교 입학식에 참석했지만, 어머니 조씨는 집에서 가르치는 '홈스쿨링' 의사를 밝히고 류군을 학교에 보내지 않았다.
학교 측은 류군이 계속 결석하자 그해 6월부터 정원외 학생으로 관리했다.
3년가량 지난 올해 1월 류군은 아동학대 의심 학생으로 경찰 수사 대상에 올랐다.
아파트 주민이 "학교에 다닐 만한 나이인데 학교에 가지 않는다"고 신고해서다.
경찰이 아동보호전문기관과 함께 확인한 결과 집 안이 깨끗하고 아이에게 학대나 방임 흔적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측의 거듭된 등교 요청에 류군은 이달 2일 재취학했다.
저학년생 나이가 아닌 데다 학력이수인정평가 결과가 우수해 학령에 맞게 4학년에 배정됐다.
그러나 류군은 등교 첫날 아프다며 조퇴하는 등 조퇴와 결석을 반복하다가 지난 9일 이후 학교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어머니와 떨어져 있으면 불안해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는 추석 연휴가 끝나면 19일부터 등교시키겠다고 했지만, 연락을 끊었고 20일 경북 고령군 성산면 고령대교 부근 낙동강 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이 확인한 결과 류군은 지난 15일 어머니와 함께 대구 수성구 범물동 집에서 나간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찍혔다.
이어 택시를 타고 북부정류장으로 가서 버스로 갈아탄 뒤 팔달교 주변에 하차한 것으로 경찰은 확인했다.
이후 행적은 드러나지 않았다.
집에서는 "내가 죽거든 십자수, 색종이 접기책을 종이접기를 좋아하거나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세요"라며 '유서'라고 적은 어린이 글씨체 메모가 나왔다.
경찰은 23일부터 수배 전단을 배포하고 교육청, 소방서 도움을 받아 조씨가 발견된 곳을 중심으로 수색했다.
수색견, 소방보트, 헬기 등을 투입하며 낙동강변을 샅샅이 뒤졌으나 성과가 없었다.
수색 장기화가 우려되던 28일 오전 11시 10분께 고령소방서 구조대원은 대구 달성군 화원읍 낙동강 사문진교 하류 2㎞ 지점 수초 사이에 뜬 남자 어린이 시신을 발견했다.
어머니가 발견된 곳에서 상류로 10㎞ 떨어진 지점이다.
경찰은 검시 결과 실종된 류군인 것으로 확인하고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부검하기로 했다.
시신 발견 소식이 뉴스를 통해 전해지자 네티즌은 "마음이 무척 아프다"라거나 "말이 안 나온다"며 안타까워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