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산업 KAI와 록히드 마틴은 공동 개발한 T-50A의 공개행사, 시험 비행, 조립공장 준공식까지 끝냈고 영국 BAE와 손잡은 노스롭 그루먼도 T-X 기종인 N-400의 모습을 슬쩍 선보였습니다. 미국 레이시온과 이탈리아 에어마키의 T-100은 이미 전력화된 기종이니 T-X 후보들이 드디어 두루 진용을 공개한 셈입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KAI와 록히드 마틴이 뒤지지 않습니다. T-X 사업을 통해 미 공군이 1차로 사들일 훈련기만 350대입니다. 2차로 150대가 추가되고 미 해군용 500대도 기다리고 있습니다. 1차 사업의 승자가 독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KAI-록히드 마틴이 사업을 따내면 사업비를 7 대 3으로 나눠 갖게 됩니다.
대한민국 방산의 최고, 최대의 도전입니다. 작년 12월 경남 사천에서 열린 T-50A 공개행사에는 대통령이 참석했을 정도로 기대가 높습니다. 하지만 대형 사업에는 실력 외의 변수가 많이 작용하는 터라 결과는 내년 하반기까지 기다려봐야 알 수 있습니다.
● 보잉의 T-X 기종 마침내 공개
T-X 사업을 담당하는 보잉 팬텀 웍스의 대릴 데이비스 사장은 “N-381 기술의 상당 부분은 보잉의 F/A-18E/F와 사브의 그리펜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스웨덴의 사브는 보잉의 T-X 파트너사입니다. 데이비스 사장은 ‘N-381의 디자인과 제조기법도 F/A-18E/F과 그리펜의 것을 재사용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성능과 제원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미 공군 요구 조건에 맞추며 개발비 절감을 추구하겠다”는 데이비스 사장의 말로 미뤄 획기적인 성능이 숨어있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확실한 성능은 시험 비행을 통해 드러날텐데 보잉은 시험 비행을 공개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 KAI-록히드 마틴의 승산은?
당초 계획대로라면 T-X 사업의 승자는 이미 선정됐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미군 예산 문제로 여러 차례 사업이 연기됐습니다. T-50A를 개발하고 모든 준비를 마친 KAI-록히드 마틴에 비해 이제야 시제기를 내놓고 있는 보잉과 노스롭 그루먼은 시간을 벌었습니다. 그동안 미 공군 요구에 맞은 첨단기술을 항공기에 집어넣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지금부터는 본선입니다. 사업자 결정 1년을 앞두고야 뒤늦게 T-X 기종을 내놓은 보잉과 노스롭 그루먼은 내년까지 시험 비행에 성공해야 합니다. 시험 비행자체가 쉬운 일이 아니고 시험 비행에서 드러난 문제점들도 손 봐야 합니다. 일정이 빠듯합니다. 시험 비행 2회를 마친 KAI-록히드 마틴이 불리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