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근로자들이 24일 도출한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에 따라 성과급과 격려금만 평균 1천만원 이상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확인된 잠정합의안은 임금 5만8천원 인상, 성과급 및 격려금 350% + 330만원, 재래시장 상품권 20만원, 주식 10주 지급 등이다.
성과급은 기본급이 아닌 통상임금 기준으로 지급한다.
또 주식은 회사가 자사주를 구입해 지급하기로 했다.
임금을 제외하고 성과급과 격려금만 따져도 평균 1천만원 이상 받는 것이다.
여기에다 주당 13만원 상당에 이르는 주식과 상품권까지 더해졌고, 임금 인상분까지 있어 근로자들이 받을 돈은 더 늘어난다.
직원 마다 근속연수가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임금 총액 규모는 알 수 없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노조의 14차례 부분파업과 특근 거부에 따른 임금손실을 감안하면 실제로 손에 쥐는 돈은 줄어들 수 있다.
현대차 노사는 2015년 임단협에서 임금 8만5천원 인상과 성과 격려금 400% + 420만원(재래시장 상품권 포함), 주식 20주 지급에 합의했다.
2014년에는 임금 9만8천원 인상과 성과 격려금 450% + 890만원 등을 챙겼다.
현대차는 "올해 합의한 임금규모는 최근 3년 내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경영실적을 반영해 임금을 인상했다"고 강조했다.
해외 신흥국 시장 경기침체와 환율불안, 내수시장 점유율 하락 등 어려워진 경영여건을 감안했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2013년부터 영업이익이 하락해 올해 임금인상 규모를 억제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2012년 영업이익 8조4천406억원 달성을 기점으로 2013년 8조3천155억원(전년 대비 -1.5%), 2014년 7조5천500억원(전년 대비 -9.2%), 2015년 6조3천579억원(전년 대비 -15.8%)으로 매년 줄어들었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가 준 3조1천42억원에 그쳤다.
현대차에 따르면, 2004년 4천900만원이던 직원 평균연봉은 10년이 지난 2014년 9천700만원으로 두 배나 올랐다.
독일 폭스바겐(9천62만원)이나 일본 도요타(8천351만원) 보다 높다.
이 때문에 임단협 때마다 임금인상 억제 필요성이 안팎에서 제기됐다는 것이다.
내수시장에서 독보적 위상을 차지한 현대차가 수입차와 다른 국내 업체 약진 등으로 입지가 좁아진 것도 임금인상을 최소화한 요인으로 분석됐다.
2007년 49.1%에 달한 현대차 내수시장 점유율은 2014년 41.2%로 겨우 40% 선을 유지했다.
지난해에는 38.9%로 사상 최초로 40% 선이 무너지는 위기를 맞았다.
게다가 올해는 단 한 번도 30%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7월에는 33.7%까지 떨어져 30% 선까지 위협받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해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최고 수준의 임금과 복지를 받고 있으면서도 과도한 임금요구가 쟁점이 되는 교섭문화 때문에 고객들로부터 많은 비난을 받아왔다"며 "앞으로는 경영실적을 고려한 교섭문화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는 고객을 최우선으로 하고 안전과 시설환경 개선, 교육과 문화활동 활성화 등 직원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교섭에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