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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청장 탈출로 확보하라?…광주 서구 '몰래 공사' 말썽

구청장 탈출로 확보하라?…광주 서구 '몰래 공사' 말썽
▲ 의회 동의 없이 구청장 집무실-야외테라스-의회동을 잇는 출입문 설치 공사를 진행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광주 한 자치구가 구청장 집무실과 지방의회 청사를 연결하는 통로를 의회 동의 없이 새로 설치하려다 물의를 빚었습니다.

오늘(22일) 오전 광주 서구의회 3층 복도에서 청사 유리 외벽을 복구하는 공사가 진행됐습니다.

이곳에서는 유리 외벽 일부를 뜯어내고 의회동과 맞닿은 광주 서구청 3층 야외테라스를 연결하는 출입문 설치 공사가 지난 19일 시작됐습니다.

공사 시작 당일은 서구의회 248회 임시회가 열리는 날이었습니다.

회의 참석을 위해 본회의장을 찾은 의원들은 사전에 예고되지 않았던 공사가 시행된 사실을 확인하고 서구 측에 강하게 항의했습니다.

의원들 반발에 공사를 중단한 서구는 지난달 임기를 마친 서구의회 전반기 의장단에 공사 계획을 미리 통보했다고 설명했지만, 의회 전체 동의 없이 공사를 진행한 점을 인정하고 결국 청사 외벽을 원 상태로 되돌리는 작업을 지시했습니다.

이번 공사에는 올해 회계 재산관리계정 구청사 본관동 기능보강공사 예비비 6천만원 가운데 430만원가량이 투입됐습니다.

2011년 9월 개청한 광주 서구 신(新)청사에는 본관동과 인접한 의회동 각 2층을 연결하는 구름다리가 기존에 설치돼 있습니다.

서구, 서구의회는 최근 들어 새로운 소방통로 확보 필요성에 대한 지적을 받은 바 없습니다.

서구청 본관동 3층 야외테라스는 구청장·부구청장 집무실과 상황실에서만 드나들 수 있어 민원인 편의를 위해 새로운 출입구를 마련했다고 볼 수도 없습니다.

서구의회 의원 일부는 구청이 이번 공사를 강행한 배경으로 임우진 광주 서구청장이 재건축아파트 조합원으로부터 물리적 항의를 받았던 지난 6월 22일 245회 임시회 2차 본회의를 지목했습니다.

당시 임 청장은 서구의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구정 질의에 출석해 '인가받지 않은 정관에 따라 선출된 화정주공 재건축아파트 신임 조합장과 임원 변경에 대한 불가처분은 적법하다'고 밝혀 조합원 다수의 반발을 샀습니다.

임 청장은 정회 선언 뒤 본회의장을 빠져나가는 과정에서 거세게 항의하는 조합원들에게 둘러싸여 20여분간 의회 복도에 갇혀있었고, 경찰이 출동하고 나서야 소란은 종료됐습니다.

서구의회 한 의원은 "서구가 앞에서는 소통을 강조하면서 뒤에서는 의회나 주민 몰래 구청장이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고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서구 관계자는 "청장실에서 의회를 가려면 3층에서 2층으로 내려와야 하는 불편함이 있는데 새 출입구를 만들자는 의견이 오래전부터 직원들 사이에서 제기됐다"며 "의회도 새로운 통로를 이용하다 보면 구청과 소통이 강화되지 않겠느냐"고 해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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