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 업계가 하반기 자동차 판매 성수기가 시작되는 9월을 앞두고 전전긍긍하고 있다.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에다 노후 경유차 지원책 시행 지연으로 판매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통상 하반기의 자동차 시장은 휴가가 집중되는 8월에 판매가 감소했다가 9월부터 성수기를 맞는 것이 일반적이다.
실제로 2010년부터 2015년까지 6년간의 한국자동차산업협회 통계를 보면 8월 평균 판매량은 10만8천324대로 하반기 중 가장 적었다.
그러다가 9월에 11만7천367대로 회복된 후 4분기에 판매가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하지만 업계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현대차 등 주요 업체의 노조가 임단협 과정에서 파업을 반복하면서 생산 차질이 빚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 노조는 임금피크제 확대안에 반발해 이미 여러 차례 부분 파업을 벌였고, 이로 인해 1조원을 웃도는 생산 차질이 발생했다.
노조의 파업은 22일에도 예정돼 있다.
한국지엠도 노조 파업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1조원 가까운 순손실을 냈는데도 한국지엠 노조는 월 기본급 15만2천50원 인상, 성과급으로 통상임금의 400% 지급, 인천과 군산, 창원 등 공장별 신차생산 계획 확정 제시 등을 요구하며 여러 차례 파업을 벌인 데 이어 22∼23일에도 부분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노조 파업과 함께 노후 경유차 폐차 지원 정책 시행이 늦춰지고 있는 점도 자동차업계의 어려움을 악화시키고 있다.
정부가 2006년 12월 이전 등록된 경유 차량을 폐차하고 신차를 구매할 경우 승용차는 개별소비세의 70%(100만원 한도)를 감면하겠다고 발표한 지 두 달 가까이 됐지만 정책은 여전히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
정책이 시행되기 위해서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이 필요한데, 국회는 해당 법안 개정안을 추가경정예산 처리 시 일괄 처리키로 방침을 정한 후 추경을 둘러싼 논쟁만 벌이고 있어 시행 시기는 오리무중이다.
버스와 트럭 등에 대한 취득세(100만원 한도) 감면은 정부 입법 형태로 올해 정기국회에서 처리될 예정이어서 시행은 내년 1월에나 가능해 올 하반기 판매 증대에는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할 전망이다.
문제는 이미 발표된 세금지원 정책이 시행되지 않으면 대기수요가 증가할 수밖에 없어 오히려 판매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상반기 개소세 인하 정책 종료로 가뜩이나 판매가 위축된 상황에서 대기수요까지 늘어나면 업계 입장에서는 속수무책이다.
업계 관계자는 "개소세율 인하 정책 종료 이후 내수 판매가 급감한 상태"라며 "노조의 파업 중단과 세제 지원 정책 조기 실행 등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