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모르는 분들에게도 많은 축하 메시지를 받았어요. 하나같이 진심이 담겨 있었어요. 읽는 내내 정말 특별한 기분이었습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 최고의 스타로 떠오른 '짱콩' 장혜진(29·LH)은 13일(이하 한국시간) 정말 많은 사람으로부터 축하와 응원의 메시지를 받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장혜진은 전날 브라질 리우의 삼보드로무 경기장에서 끝난 리우올림픽 여자 양궁 개인전에서 리사 운루흐(독일)를 6-2(27-26 26-28 27-26 29-27)로 꺾고 우승했다.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 기보배(광주시청)와 최미선(광주여대)이 야자수가 휘청댈 정도로 강한 바람에 같이 흔들린 반면 장혜진은 '도깨비 바람' 속에서도 자신의 페이스를 잃지 않았다.
장혜진은 기보배와의 준결승 2번째 화살을 3점에 쏘는 실수를 범했을 때도 빙긋 웃어 보였다.
끝까지 냉정함을 잃지 않은 장혜진은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서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라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늦깎이 선수 장혜진의 개인전 우승이 감동적인 것은 그가 숱한 난관에도 불굴의 정신으로 이를 이겨내고 끝내 자신의 꿈을 이뤄냈기 때문이다.
장혜진은 리우올림픽 개인전에서 우승하며 2관왕에 오른 뒤 런던올림픽 4등이라는 꼬리표를 떼네 후련하다고 말했다.
장혜진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이 4년의 노력을 감격의 눈물로 담아낸 장혜진의 드라마를 보면서 마음속 응어리가 풀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남자 대표팀 동료들이 출전하는 개인전 8강을 응원하기 위해 이날 경기장을 찾은 장혜진은 "많은 축하 메시지를 통해 큰 힘을 얻었다"며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치른 다양한 훈련 중에서도 야구장에서의 특별 훈련이 가장 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소개했다.
장혜진은 "야구장이 관중도 많고 소음이 많아서 소음 적응 훈련에 정말 적합했다"면서 "야외 야구장의 경우에는 경기장 구조상 양궁장에 부는 바람과 비슷한 면이 있다"고 소개했다.
대표팀은 이외에도 경정장 훈련뿐만 아니라 담력을 키우려는 번지점프, 인내력을 배양하는 혹한기 행군, 자아 성찰을 위한 최전방 철책 근무 등을 치러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장혜진은 그중에서도 훈련 효과가 가장 좋았던 것은 야구장 훈련이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장혜진은 대구 대남초, 경화여중, 대구체고, 계명대를 나왔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단체전 금메달을 따낸 장혜진은 지인의 소개로 프로야구 시구까지 했다.
2014년 10월 9일 대구 시민야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NC 다이노스의 홈경기였다.
그는 그때를 떠올리며 "원래 던지라는 신호를 줄 때 던져야 하는데, 먼저 던지는 바람에 원바운드 시구가 됐다"며 아쉬워했다.
그러더니 '또 시구 제안이 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잘 모르겠어요. 야구는 잘 몰라서…"라며 웃어 보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