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청소년 대상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국가 무료접종이 시행되면서 부작용에 대한 우려 역시 지속하는 가운데 10년간의 추적 결과 백신의 안전성 문제는 기우에 불과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장기 추적 결과 백신과 부작용의 직접적인 인과 관계는 없으며 접종에 따른 질환의 발생률 감소 효과가 더 크다는 주장이다.
에프렌 도밍고 필리핀의대 교수는 12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오세아니아 생식기 감염 및 종양 연구기구(AOGIN) 연례 학술대회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도밍고 교수는 "전 세계 9세부터 15세까지 1천600명을 대상으로 자궁경부암 백신인 '가다실'을 투여한 뒤 10년간의 장기 추적 연구를 한 결과 안전성 문제는 보고되지 않았다"면서 "백신의 면역원성(항체반응 유발 능력) 역시 장기간 유지됐다"고 말했다.
전 세계 여성 암 2위인 자궁경부암은 주로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이 원인이다.
자궁경부암 환자 50% 이상이 발생하는 아시아에서는 매일 395명 여성이 자궁경부암으로 숨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HPV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면 자궁경부암의 70% 이상을 막을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적으로 허가된 자궁경부암 백신은 MSD의 '가다실'과 GSK의 '서바릭스' 두 종류다.
이번 연구는 전체 자궁경부암 백신 시장의 90% 가까이 점유하고 있는 가다실을 가지고 진행됐다.
연구에 따르면 자궁경부암 백신을 투여한 청소년 1천600명 중 자궁경부암 직전 단계인 자궁경부전암 발생은 한 차례도 보고되지 않았다.
백신이 예방할 수 있는 6, 11, 16, 18형 HPV 감염 사례는 14명으로 백신 접종 후 감염률이 1%에 미치지 못했다.
도밍고 교수는 "백신 접종 후에 나타난다고 주장하는 여러 부작용 사례는 실제 백신과의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없었다"며 "오히려 이런 정보가 정확한 관계 파악 없이 공개돼 문제"라고 지적했다.
말레이시아의 수레쉬 쿠마라사미 박사 또한 "자궁경부암 백신은 이미 전 세계 2억명 이상에게 투여해 특별한 부작용 문제가 보고되지 않았다"며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럽의약국(EMA)에서도 안정하다고 결론 내린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 지난 6월 도입된 자궁경부암 백신은 부작용으로 의심되는 해외 사례가 공개되며 논란이 일었다.
일본에서 백신 접종 후 전신 통증과 저림 등 부작용을 호소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백신 접종과 이상 증세와의 관계를 조사하고 있지만, 아직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에 대한 적극적 권고를 중단했다.
일본 외에 국가예방접종으로 자궁경부암 백신을 도입한 미국, 캐나다, 호주 등에서는 특별한 안전성 문제가 없던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