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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선수 친근하게 해설했다 비판받은 영국 BBC방송

자국선수 친근하게 해설했다 비판받은 영국 BBC방송
▲ 체조 경기 진행자 메트 베이커(오른쪽) (사진=BBC 화면 캡쳐/연합뉴스)

스포츠 기사의 주어는 승자가 차지한다.

패자가 주어인 예외도 있다.

국가 대표 축구 한일전에서 한국이 지면 '일본이 이겼다'가 아니라 '한국이 졌다'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이른바 스포츠 내셔널리즘 때문이다.

그러나 영국 공영방송 BBC는 리우데자네이루 하계 올림픽 보도에서 방송 진행자들이 영국 편을 드는 낌새를 보였다가 호된 비판을 받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일부 방송 해설자들이 이번 대회에서 상대 팀을 비하하거나 매도하는 편파방송 논란에 휘말렸다.

지난 8일 밤 올림픽 다이빙 경기를 중계한 BBC의 리온 테일러는 영국 선수 톰 데일리, 대니얼 굿펠로를 소개하면서 성을 빼고 이름만 불러 너무 친밀한 태도를 노출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트위터에서는 그가 브라질 선수들을 조롱하는 말을 해 방송 시청이 불편했다는 비판까지 쏟아졌다.

테일러는 심지어 브라질 선수들을 향해 "약간 속임수가 있었다"고 지적했는데 이 또한 역풍을 맞았다.

체조 선수 출신으로 여자 체조 중계방송을 진행한 매트 베이커도 영국 선수들을 향한 발언이 "지나치게 흥분해 감정적이었다"는 지적을 받았다.

BBC는 2012년 런던 하계 올림픽에서도 편파 방송을 했다는 비난을 받은 바 있다.

2014년 소치 동계 올림픽 때는 영국 선수와 경쟁하는 다른 나라 선수가 스노보드에서 넘어졌을 때 중계진이 환호했다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런 지적에 대해 BBC의 한 대변인은 대중의 지적이 옳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림픽 보도가 영국 팀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때로 응원하는 경우가 있지만, BBC는 불편부당한 보도를 중시하며, 이를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해명했다.

영국 BBC방송의 특수한 상황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리우 올림픽에서 해설자 발언 때문에 논란이 불거진 상황을 종종 목격할 수 있다.

수영 남자 400m에서 금메달을 딴 호주의 맥 호튼이 은메달리스트인 중국의 쑨양을 "약물 사용자"로 비난한 사건을 계기로 한 갈등이 대표적이다.

호주와 중국 언론은 자국에 유리하게 사안을 보도하면서 양국 국민감정이 나빠졌고 갈등의 골은 점점 깊어지고 있다.

중국 측의 사과요구를 호주 선수단장이 단호히 거부해 중국 네티즌들이 격앙한 가운데 호주 TV 방송국의 실수는 뒤늦게 악감정에 불을 질렀다.

올림픽 입장식 때 중국 선수단 입장 장면을 불과 2초만 보여주고 광고를 내보낸 데다가 중국의 예상 메달 수를 보도하면서 칠레 국기를 잘못 등장시킨 것이다.

이 방송사고 낸 호주 채널 7 방송에 사과를 요구하는 인터넷 서명운동이 호주 화교들을 중심으로 일어나 8일 현재 8천 명이 서명했다.

채널 7 방송은 광고를 넣을 타이밍을 정하는 건 매우 어렵다고 이해를 구하면서 "중국 선수단 입장 때 광고를 삽입한 건 잘못"이라며 사과의 뜻을 내비쳤다.

국기 실수에 대해서는 "컴퓨터에 각국·지역의 국기를 보관하는데 중국 다음이 칠레여서 잠깐 칠레 국기가 잘못 들어갔다"고 해명했다.

호주 거주 중국인과 화교의 분노가 중국 국내로 번져 쑨양 발언과 채널 7 방송 사태 모두 고의나 차별로 인식되면서 "반격해야 한다"는 과격한 발언이 인터넷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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