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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수년째 치매약 복용" vs "예방 차원"

"신격호, 수년째 치매약 복용" vs "예방 차원"
롯데그룹 창업주 신격호(95) 총괄회장의 후견인(법정대리인) 지정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마지막 법정 심리에서도 신동빈 회장을 포함한 후견 찬성 가족과 이를 반대하는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측이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 상태를 놓고 열띤 공방을 벌였다.

서울가정법원에서 10일 열린 '신격호 총괄회장 성년후견이 개시 심판 청구' 6차 최종 심리에서 후견 신청인(신격호 여동생 신정숙씨)측 법률대리인은 지금까지 확보한 신 총괄회장의 치매 관련 진료 및 약 처방 기록만으로도 충분히 후견 판단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신 전 부회장측 법률대리인은 '예방 차원'의 치매약 복용이라며 신 총괄회장의 판단 능력에 문제가 없다는 견해를 되풀이했다.

심리 직후 후견인 신청자측 법률대리인 이현곤 변호사는 "치매 관련 수년째 투약 이력과 병원 진료 내역, 신격호 총괄회장에 대한 재판부의 직접 심문 등을 통해 (정신건강 이상이) 입증됐다고 생각한다"며 "빠른 시일 안에 후견인이 지정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SDJ코퍼레이션(회장 신동주)측 김수창 변호사는 "신 총괄회장이 치매약 '아리셉트'를 복용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복용은 (치매) 예방 목적이었고, 정신감정을 통해 치매 판정이 나온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신청인측은 법정에서 아리셉트가 치매 증상 완화제일 뿐 치매 예방 효과가 없다는 점, 객관적 검사를 통한 치매 확진을 신격호 총괄회장과 그를 보필하는 신동주 부회장측이 스스로 거부했다는 점 등을 들어 재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다음주말(21일)까지 양측으로부터 추가 자료를 받아 후견인 지정, 후견 개시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만약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에 이상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재판부는 법정대리인으로서 후견인을 지정하는데, 후견인은 가족이 될 수도 있지만 변호사 등 제 3자가 지목될 가능성도 있다.

후견 신청자측은 당초 신청서에서 신격호 총괄회장의 부인 시게미쓰 하츠코(重光初子) 여사와 자녀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신유미 롯데호텔 고문 등을 후견인 대상으로 지목한 바 있다.

이현곤 변호사는 "이들 가족들 전부, 또는 일부가 후견인이 되거나 재판부가 적절한 사람을 따로 정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신동주측은 "(후견 개시) 법원 결정이 나오면 승복할 것"이라면서도 "후견인은 현재 신 총괄회장을 보필하고 있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의 최종 판단에 따라 신격호 총괄회장의 후견인이 지정되면, 현재 치열하게 전개되는 신동주·동빈 두 아들의 경영권 분쟁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법적으로 신 총괄회장의 '정신적 제약' 상태가 공인되는 것으로, 그동안 "아버지(신격호) 뜻"이라며 승계의 당위성을 주장한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당장 그룹 지배 구조의 정점에 있는 광윤사(光潤社·고준샤) 대표·최대주주 자리를 뺏기고 경영권 분쟁이 끝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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