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2관왕에 도전했던 김우진(청주시청)이 개인전 16강 진출에 실패한 뒤 무거운 발걸음으로 경기장을 빠져나갔습니다.
9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의 삼보드로무 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개인전 32강에서 리아우 에가 에거사(인도네시아)에게 세트점수 2-6(29-27 27-28 24-27 27-28)으로 진 뒤였습니다.
훈련으로 검게 탄 얼굴이 더욱 어두웠습니다. 김우진은 경기장을 빠져나가면서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다가 "아쉽네요"라고 입을 뗐습니다.
예선에서 72발 합계 700점 세계신기록을 쐈던 김우진은 불과 40분 전 64강에서 개빈 벤 서덜랜드(짐바브웨)를 6-0으로 가뿐히 꺾었던 만큼 충격은 더욱 컸습니다.
상대는 이번 대회 예선에서 33위를 기록한 선수였습니다.
김우진은 그러나 바람으로 유명한 삼보드로무 경기장의 환경 등 외부적 요인보다는 자신의 부족함을 반성했습니다. 그는 "환경을 탓하고 싶지는 않다"면서 "제가 부족했던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국제대회에서 인도네시아 선수를 몇 번 만난 적은 있다"면서 "저 선수였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고개를 떨궜습니다.
김우진은 32강 1세트를 29-27로 이겼지만 2세트 2번째 화살을 7점에 쏴 27-28로 지면서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3세트 3발을 모두 8점 과녁에 맞춰 24-27로 지면서 기세가 꺾였습니다.
박채순 남자대표팀 감독은 "2세트 7점은 왜 그랬는지 이해가 간다"면서 "3세트 8점이 연달아 나온 것은 왜 그런지 모르겠다. 이해할 수 없다"고 씁쓸해했습니다.
이어 "올림픽은 하늘의 뜻인 것 같다"고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