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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투자 안 하나"…7월 우량채 발행 1조 원 겨우 넘겨

지난달 우량 등급의 무보증 회사채 발행액이 올 들어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금융정보업체 FN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7월 한 달간 AA급 이상인 무보증 회사채 전체 발행액은 1조2천200억원에 그쳤습니다.

이는 월간 기준으로 올해 최저치로, 작년 7월(2조7천500억원)의 절반도 안 되는 수준입니다.

월간 우량채 발행액이 1조원을 간신히 넘길 정도로 급감한 탓에 지난달 무보증 회사채 발행 총액은 작년 동월(4조3천500억원)보다 59% 감소한 1조7천722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우량 기업들이 투자를 줄이고 만기 채권을 현금상환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 회사채 발행시장을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꼽고 있습니다.

김선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회사채 발행을 주도하는 AA등급 이상 우량 기업들의 실적 개선으로 현금 조달 수요가 감소하고 보수적인 경영으로 투자가 정체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신용등급 AA급 이상 기업의 대부분은 8~9월에 만기가 되는 회사채를 보유 현금으로 상환할 계획입니다.

삼성SDI(AA)는 이달 1일 만기인 2천억원어치를 현금으로 갚은 데 이어 10월에도 1천억원어치의 물량을 현금 상환할 예정입니다.

삼성물산(AA+)과 현대제철(AA)도 8~9월 만기가 몰려 있는 각각 3천300억원, 2천200억원어치의 회사채를 현금으로 갚을 계획입니다.

포스코(AA+)는 9월 7일이 만기인 회사채 5천억원어치를 현금 상환키로 했습니다.

SK(AA+)는 이달 만기가 되는 2천500억원어치에 대해 차환 대신 상환을 택했습니다.

다만 이들 기업은 향후 채권금리 추이를 보고 회사채 발행에 나설 가능성을 열어놨습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하면 사채발행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삼성물산과 SK도 같은 입장을 보였습니다.

일반적으로 기준금리가 낮아지면 채권 발행금리도 떨어져 회사는 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 비용을 그만큼 줄일 수 있습니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 내내 회사채 발행 시장이 활기를 찾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대다수 기업들이 투자를 늘리기보다는 부채를 줄여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일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임정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8월 만기도래하는 AA급 회사채 물량이 1조3천억원 규모로 7월보다 크게 늘 것으로 보이지만 차환을 위한 회사채 발행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발행시장의 영향을 받아 회사채 유통시장도 덩달아 위축되고 있습니다.

7월 한 달간 회사채 거래량은 10조3천455억원어치로 작년 동월(13조7천336억원) 대비 24% 이상 줄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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