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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해운대에 40만 피서 인파?'…또 뻥튀기 집계 논란

최대한 늘려 잡아도 4분의 1에도 못 미쳐

'지난 주말 해운대에 40만 피서 인파?'…또 뻥튀기 집계 논란
"백사장에 사람들이 많지 않았는데 저녁 뉴스에서 해운대에 40만 명이 몰렸다는 뉴스를 보고 '저게 맞나'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부산시민의 4명 중 1명꼴로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았다는 것인데 그게 가능한 일인가요." 지난 23일 토요일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을 찾아 가족과 물놀이를 한 이병진(52)씨의 말이다.

이씨처럼 해수욕장 피서객 집계에 의문을 표시하는 사람이 많다.

부산시는 불볕더위를 보인 지난 23일 토요일 해운대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 수가 40만 명, 일요일인 24일에는 45만 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부산시는 페르비 추정법으로 해수욕장 피서객을 집계한다.

이 방식은 해수욕장 내 특정 지역(가로 30m×세로 20m) 내에서 피서를 즐기는 사람 수를 계산해 전체 면적만큼 곱하는 식이다.

시는 해운대 해수욕장에 이 같은 구역 4개를 설정해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하루 4번가량 조사해 평균값을 낸 뒤 해수욕장 전체 면적(12만㎡)을 곱해 당일 피서객 수를 집계한다.

그러나 이 방법은 늘 큰 오차를 내 피서객 수를 뻥튀기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 왔다.

그럼 실제 지난 23일을 기준으로 해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은 사람은 얼마나 될까.

해수욕장을 찾는 사람들은 대게 당일 지하철 2호선을 이용하거나 자가용, 택시, 버스 등을 이용한다.

여기에다 해운대 주변 호텔에 투숙한 사람들이 해수욕장을 찾는다고 보면 된다.

부산교통공사는 23일 하루 지하철 2호선 해운대역을 하차한 승객은 2만4천13명이라고 밝혔다.

이 수치는 첫 열차부터 막차까지 하차한 승객 모두를 합한 것이다.

당일 자가용을 이용해 해수욕장을 찾았다면 해운대 주변 주차장을 이용했을 것이다.

해수욕장 주변에는 공영주차장 5곳 413면과 민영주차장 52곳 1천571면 등 모두 1천984면이 있다.

줄잡아 2천 대 차량이 평균 3명을 태우고 주차장 1면에 하루 3회 주차했다고 가정하면 자가용을 이용해 해수욕장을 찾은 사람은 넉넉잡아 1만8천 명이다.

해운대구 내 숙박업소 객실 수는 호텔과 여관급 숙소를 합해 262곳 1만1천656실이다.

객실당 2명이 투숙해 당일 모두 해수욕장을 찾았다고 가정하면 2만3천여 명에 이른다.

지하철, 자가용, 기존 숙박업소 투숙객 등을 모두 합치면 6만5천여 명이다.

여기에 택시와 버스를 이용한 수를 2만 명 정도로 추정해 합해도 8만5천여 명에 불과하다.

부산시가 발표한 40만 명과는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추정한 인원수 8만5천여 명은 지하철을 이용한 승객이 모두 해수욕장을 찾고, 주차장에 차를 댄 모든 사람과 숙박업소 투숙객들이 모두 해수욕장을 간다고 가정해 최대한 늘린 수치인데도 부산시 집계 인원의 21%에 불과했다.

부산시가 발표하는 피서객 수와 실제에서 큰 차이를 보이자 집계 방법을 바꾸거나 굳이 이를 발표할 필요가 있느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해운대구청 관계자는 "오래전부터 피서객 뻥튀기 논란이 일어 휴대전화 위치확인 시스템을 이용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휴대전화가 없는 어린이들이 집계에 빠지는 등 허점이 많아 포기했다"며 "당분간은 현재의 집계 방식을 따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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