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데자네이루 도시 대부분은 활기라고는 찾아보기 힘들다.
갈레앙 국제공항을 출발해 차로 1시간 거리인 리우올림픽 메인 프레스 센터(MPC)에 이르기까지 일부 상업 지구를 제외하면 맑은 날씨에도 대체로 어둡고 칙칙한 느낌이었다.
리우 거리는 낡고 허름했다.
건물 외벽과 담장, 교각 등 사람의 손이 닿는 곳이라면 어디든 낙서가 빼곡했다.
리우는 사실상 파산 상태다.
프란시스쿠 도르넬리스 리우 주지사는 지난 6월 심각한 경제위기로 주 정부 살림을 꾸릴 수 없다며 '재정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27일 오후(현지시각) 거리에서 만난 시민 라파엘 구이마라에스(28) 씨는 올림픽 개최가 달갑지 않다.
그는 "올림픽을 앞두고 군인과 경찰을 대거 투입했지만, 정작 군·경은 차량에 넣을 기름값이 없다"며 "공무원들이 월급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올림픽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구이마라에스 씨는 브라질과 리우가 올림픽에 쏟아부은 예산이 어마어마하다면서 "전부 세금이다. 정부가 국민의 돈을 훔쳐서 허울 좋은 올림픽에 써버렸다"고 비판했다.
자신이 아는 리우 시민 10명 중 8명꼴로 올림픽 개최를 반기지 않는다고 구이마라에스는 주장했다.
구이마라에스 씨에 따르면 올림픽이 눈앞으로 다가온 시점에 외국인의 눈에 비친 리우의 모습과 실상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
그는 "지금은 올림픽 때문에 안전한 것"이라며 "올림픽이 끝나면 다시 마음 편하게 거리를 돌아다닐 수 없을 것이다. 특히 외국인은 범죄 표적이 되기 쉽다"고 말했다.
목걸이나 귀걸이를 한 채 코파카바나 해변을 거닐면 얼마 안 돼 강도를 당할 것이 뻔하다면서 아예 방문하지 않는 것이 상책이라고 구이마라에스 씨는 전했다.
올림픽 대회 본부에서 안전 담당인 조세 로페스(56) 씨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했다.
로페스 씨도 올림픽 개최를 달갑게 여기지 않는 시민이 많다는 점은 인정했다.
하지만 그는 "브라질이 남미 최초로 올림픽을 개최한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올림픽을 계기로 경제가 더 좋아졌으면 좋겠다"고 희망을 나타냈다.
로페스 씨는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언급하면서 "브라질도 한국처럼 올림픽을 잘 치를 수 있다"며 "한번 두고 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