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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다단계로 돈 버는 사람은?…80%는 수당 '0'

<앵커>

친절한 경제입니다. 정부가 1년에 한 번씩 다단계 회사의 실태를 조사해서 발표를 한답니다. 이것도 몰랐었는데, 저는 이게 많이들 하시니까 돈 좀 많이 버나 보다. 했었거든요. 그런데 이거 돈 버는 사람이 상당히 극소수라고 하네요.

<기자>

이거 조사 결과를 보면 두 번 놀라는데, 일단 우리나라에서 다단계 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구나. 한 번 놀라고요, 두 번째는 말씀하신 대로 이거 하면 돈 많이 벌 거라고 해서 사람들이 하는 거잖아요. 실제로 돈 벌어 가는 경우가 경품 1등 당첨되는 수준이라는 점에서 또 한 번 놀라게 됩니다.

<앵커>

그만큼 어렵군요. 일단 다단계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된다는 건가요?

<기자>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매년 이걸 조사해서 발표를 하는데, 합법으로 하는 다단계 회사만 따져봤더니, 작년에 판매원이 무려 8백만 명입니다. 몇 년 사이에 엄청 늘었어요.

2011년하고 작년하고 비교를 해보면, 다단계 회사도 70%가 늘고, 매출도 2조 원 넘게 늘었습니다. 그만큼 시장이 커지고 있는 건데, 판매원으로 여기에 등록한 사람도 4백만 명에서 8백만 명으로 두 배가 늘었습니다.

물론, 이 회사 저 회사 동시에 등록을 해서 겹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실제로는 8백만보다는 조금 적겠지만, 불황에 돈 벌 데가 마땅치 않은 서민들이 큰 밑천이나 기술 없이도 물건 가지고 나가서 팔면 돈 벌 수 있다고 해서 다단계로 몰리는 게 수치로 드러나는 거죠.

<앵커>

그러게요. 그런데 4년 동안 두 배가 늘었다면 어쨌든 돈을 번다는 소문이 났으니까 늘었지 않을까 싶은데, 이게 돈 벌어가는 사람이 얼마나 되는 건가요?

<기자>

공정위가 계산해봤는데요, 8백만 명 중에 의미 있게 돈을 벌어 가는 사람은 0.5% 이내, 2만 명 될까 말까 한 거로 나왔습니다.

진짜 극소수예요. 전체 8백만 명 중에 일단 80%는 돈을 아예 벌질 못했습니다. 헛심을 쓴 거고, 20%만 돈을 버는데, 그중에서도 1%, 1만 6천 명이 전체 수당의 절반을 쓸어 갑니다.

그래서 이 사람들은 한 사람당 1년에 5천만 원씩 버는데, 이 사람들이 이제 성공사례로 홍보하고 강연하고 이런 사람들이죠. 저 앞에서는 저런 분들인데, 나머지 99%는 겨우 평균 1년에 돈 벌어봐야 50만 원, 한 달에 4만 원 평균 벌어갑니다. 그러니까 대부분은 결국 돈 못 번단 얘기거든요.

그래서 공정위가 다단계 회사마다 돈을 어떻게 벌어서 어떻게 나눠주는지 홈페이지에 올려놨습니다. 혹시 하시려는 분들은 찾아가서 그 회사 정보를 보시고 내가 여기서 돈을 벌 수 있는 구존가, 내가 판매원 8백만 명 중에 전국 1만 6천 등 안에 들어서 돈을 만질 수 있는가, 이거 판단을 해보실 일이고요.

또 하나, 이 홈페이지에 갔는데 만약 내가 갈 회사 이름이 없다. 그러면 불법인 겁니다. 그런 데는 아예 거들떠도 보시면 안 되는 거고요.

<앵커>

어쨌든 잘되는 사람 보면서 희망 고문 하는 거잖아요. 좀 신중하셔야겠습니다. 그리고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가 무이자로 돈을 빌려준다. 이런 광고 참 많이 나오는데, 이것도 좀 조심해야 된다면서요?

<기자>

케이블에서 요새 이런 광고 많이 하죠. 화면 보면서 설명을 드릴 텐데, 이런 광고죠. 100일 동안 빵 원으로 빌려준다. 이런 건데, 이자가 빵 원이라 그러니까 솔깃하잖아요.

그런데 문제는 뭐냐면, 이런 광고 보고 일단 돈을 빌리면 앞으로 은행에서는 대출은 못 받습니다. 왜냐하면, 신용평가 회사들이 이런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리는 순간에 자동적으로 신용등급을 확 내려버리거든요.

내용 안 따지고 여기서 빌리면 무조건 내립니다. 그래서 은행 갈 수 있던 사람도 순식간에 신용이 저렇게 뚝 떨어지면서 한두 달 무이자로 싸다고 돈 빌리고, 무이자 기간이 끝나는 순간에 갑자기 은행은 못가고 저기서 고금리로밖에 빌릴 수 없는 그런 상황이 오게 되거든요.

이쯤에서 또 드리는 말씀이, 세상에 공짜가 없습니다. 이자를 안 받고 돈을 빌려줄 이유가 따로 있는 거죠. 일종의 덫 같은 거니까, 결국은 빌리는 사람이 현명하게 잘 판단해야 될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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