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거세게 불던 조기 유학 열풍이 잦아들면서 10대 이하 내국인 출국자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유학이나 연수에 나설 20∼30대 인구가 줄어들고 외국인에 대한 비자 발급이 엄격해지면서 지난해 출·입국한 내·외국인도 6년 만에 줄어들었다.
무비자로 국내에 들어왔다가 그대로 눌러앉은 외국인에 대한 단속 강화로 외국인 출국자는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통계청은 이런 내용을 담은 '2015년 국제인구이동'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 작년 입국자 6년 만에 최대폭 감소
지난해 국제이동은 130만6천명으로 1년 전보다 2만3천명(1.7%) 감소했다.
국제이동은 체류기간이 90일을 넘는 입국자와 출국자를 아우르는 말이다.
국제이동이 감소한 것은 2009년 이후 처음이다.
국제이동은 2009년 116만3천명에서 2014년 132만9천명까지 매년 증가했다.
지난해 출국자는 62만2천명으로 2만9천명(4.8%) 증가했지만 입국자가 68만4천명으로 출국자 증가보다 더 큰 폭인 5만1천명(7.0%) 줄었다.
내국인의 입·출국은 모두 줄었다.
국내에서 살다가 출국한 내국인은 32만1천명으로 2천명(0.5%) 감소했다.
외국에 상주하다가 국내로 들어온 내국인은 31만1천명으로 1만7천명(5.3%) 줄었다.
내국인 출국은 2007년, 입국은 2009년 정점을 찍고서 쭉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외국인의 입국도 37만3천명으로 3만4천명(8.4%) 감소했다.
외국인 입국은 2009년 6만9천명 줄어든 이후 가장 큰 감소세를 나타냈다.
외국인 출국만 30만1천명으로 1년 전보다 3만명(11.3%)이나 뛰었다.
입국에서 출국을 뺀 국제순이동은 6만1천명 순유입으로 나타났다.
입국자가 더 많은 탓에 플러스이긴 하지만 순유입 규모는 전년(14만2천명)보다 8만명이나 줄었다.
국제이동을 연령별로 보면 20대가 46만5천명으로 전체의 35.6%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20대 다음이 30대(25만6천명), 40대(16만7천명), 50대(14만2천명), 60세 이상(10만5천명) 순이었다.
10세 미만은 8만2천명, 10대는 8만9천명으로 집계됐다.
국제순이동에서도 20대의 유입 규모가 3만1천명으로 가장 컸다.
50대(1만4천명), 40대(1만명) 등 다른 연령층도 모두 순유입된 가운데 10세 미만에서만 8천명 순유출로 기록됐다.
그러나 순유입된 연령층을 보면 10대를 제외하고 모두 규모가 줄어들고 있다.
1년 전과 견줬을 때 순유입 규모는 20대가 2만9천명, 30대가 2만1천명, 40대가 1만5천명 감소했다.
국제이동을 성별로 보면 남성이 69만5천명(53.3%)으로 여성 61만1천명(46.7%)보다 많았다.
◇ 연수받으랴 유학하랴…내국인 출국자 10명 중 4명이 20대
내국인 출국을 세부적으로 보면 20대가 12만8천명으로 전체의 40.0%를 차지했다.
20대 내국인 출국은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2천명 늘었다.
내국인 출국이 늘어난 것은 20대를 제외하고 60세 이상뿐이다.
20대 다음으로는 30대 5만4천명(16.8%), 40대 3만5천명(10.9%)이었고 10대는 3만4천명(10.6%), 10세 미만은 3만2천명(10.0%) 순이었다.
특히 10대의 경우 출국자 감소가 두드러졌다.
9년 전인 2006년에는 10대 내국인 출국자가 5만9천명, 10세 미만은 4만1천명이었다.
10대 이하만 비교하자면 9년만에 10만명에서 6만6천명으로 줄어든 것이다.
통계청은 조기 유학 열풍이 잦아든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2014년 3월∼작년 2월 사이에 유학을 목적으로 외국으로 출국한 학생은 총 1만907명으로 조기 유학생수가 정점을 찍은 2006년(2만9천511명)의 ⅓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파악됐다.
내국인 입국은 20대가 12만명(38.7%)으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30대(5만5천명·17.8%), 40대(4만명·12.9%)가 따랐다.
국제순이동을 보면 20대는 출국이 입국보다 많아 8천명 순유출을 기록했다.
10대는 7천명, 10세 미만은 1만2천명 순유출을 나타냈다.
다만 10세 미만과 10대를 아우르는 10대 이하의 순유출 규모는 1만9천명으로 정점을 찍은 2006년(4만8천명)의 반 토막도 채 되지 않았다.
20대 이하와 달리 30대 이상은 모두 순유입을 기록했다.
30대는 1천명, 40대는 5천명, 50대는 7천명, 60세 이상은 4천명 순유입됐다.
이지연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내국인의 출국 대부분은 20∼30대인데, 이 연령대 인구가 감소하다 보니 내국인 출국이 2009년부터 줄어들고 있다"며 "출국이 줄어들면 2년 후부턴 입국자도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 외국인 입국은 깐깐하게…태국 등 불법체류자 대거 출국
지난해 외국인 입국은 37만3천명, 출국은 30만1천명으로 순이동은 7만2천명이었다.
입국은 사상 최대를 기록한 전년 대비 8.4%(3만4천명) 감소했다.
반면 출국(30만1천명)은 전년 대비 11.3%(3만명) 증가하면서 30만명대에 올라섰다.
외국인 출국은 2000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대규모다.
외국인 입국을 연령대별로 보면 20대가 12만8천명(34.4%)으로 가장 많았고, 30대(19.6%), 50대(13.6%) 등의 순이었다.
전년과 비교하면 20∼50대 연령층에서 감소했는데 특히 40대(-21.3%)와 50대(-12.9%)의 감소폭이 컸다.
이 과장은 "외국인 방문취업 쿼터가 연간 30만명인데 기존 누적 체류인원이 28만명 정도여서 입국 자체가 많이 늘지 않았다"면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영향도 크지는 않았지만 없었다고는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출국은 20대가 8만9천명(29.5%)으로 가장 많았고, 30대(24.4%), 40대(14.6%), 50대(14.3%) 등의 순이었다.
전년과 비교하면 모든 연령층에서 출국이 증가했고 특히 30대는 21.8% 급증했다.
이 과장은 "2014년 외국인 입국이 역대 최대 규모였는데 태국, 베트남 등에서 무비자로 입국해 불법체류하는 인원이 많았다"면서 "단속 강화로 이분들이 나가게 되면서 외국인 출국자수 증가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실제 국적별로 지난해 출국자를 살펴보면 베트남이 전년 대비 38.3% 늘어난 2만5천명, 태국이 65.5% 늘어난 2만1천명이었다.
입국자는 중국(17만7천명), 베트남(3만명), 미국(2만3천명), 태국(2만명) 등이 전체의 67.1%를 차지했다.
태국은 전년 대비 2만8천명이 감소해 전년 순유입(3만6천명)에서 지난해 순유출(-1천명)로 전환됐다.
반면 몽골은 같은 기간 순유출(-1천명)에서 순유입(4천명)으로 돌아섰다.
지난해 외국인 입국 당시 체류자격별로 보면 취업이 36.6%로 가장 많았고, 단기(29.8%)와 재외동포(12.2%), 유학(10.8%) 등의 순이었다.
취업(13만7천명) 중에서는 비전문인력이 11만7천명으로 전문인력(1만4천명)을 훨씬 웃돌았다.
지난해 국제이동을 월별로 보면 8월이 14만5천명으로 가장 많았고 11월이 8만2천명으로 가장 적었다.
내국인 입국은 1∼2월과 7월이 많았고 출국은 휴가철인 8월에 몰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