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주식시장이 사흘째 안도랠리를 펼치며 브렉시트(Brexit) 충격에서 상당 부분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시장 전문가들은 아직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불확실성이 걷히지 않은 상황인 만큼 2차 여진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29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0.14포인트(1.04%) 오른 1,956.36에 장을 마쳤다.
이로써 27일 1.61포인트, 28일 9.37포인트 상승한 데 이어 사흘째 오름세를 유지해 이 기간 총 31.12포인트 올랐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으로 국민투표 결과가 나온 24일 61.47포인트(3.09%) 하락한 점에 비춰볼 때 절반가량 회복한 셈이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아직 브렉시트의 충격에서 벗어났다는 진단은 나오지 않는다.
브렉시트 투표 이후의 상황 전개가 최악은 피할 것이라는 낙관론 또는 안도감에 의한 일부 회복이지, 불확실성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현재의 시장 반응은 브렉시트 투표가 애초에 불러일으킨 공포스러운 상황까지는 자아내지 않겠구나 하는 안도감이 일부 반영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네덜란드 의회가 28일(현지시간) EU 탈퇴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하자는 법안을 부결하는 등 EU 시스템 붕괴 우려는 훨씬 줄었고, 영국에서는 탈퇴 결정을 후회하는 이른바 '리그렉시트'(Regrexit) 여론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2차 충격을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이 나온다.
강현철 NH투자증권 이사는 "애초의 충격도 한국이나 중국이 유럽 증시보다는 덜했고 회복도 빠른 편"이라며 "그러나 7∼8월 수출 통계에 어떻게 영향이 나타날지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실물 경제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주는지에 따라서는 2차 충격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불안심리에 따른 1차 충격이 금융시장에 나타나고 나서 현재는 일부 되돌림이 이뤄지고 있다"며 "그러나 근본적인 변화는 아닌 만큼 내달 중하순 유럽권의 구매관리자지수(PMI), 소비자신뢰지수 등 심리지표에 따라서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최근 증시 회복세에도 보수적인 투자 접근이 요구되고 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만일 코스피가 박스권의 전 고점인 1,980∼2,000선으로 오른다면 보유 주식 비중을 줄일 필요가 있다"며 "브렉시트 사안의 속성인 불확실성과 애매함이 해소되기까지는 보수적으로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마디로 최악의 국면은 지났지만 정치적인 불안이 해소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지수 상단 상향 조정이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