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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취재파일] '한화·한화인'을 떠나보내는 김승연 회장

[CEO취재파일] '한화·한화인'을 떠나보내는 김승연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최근, 서울 장교동 본사에서 진행중인 '그룹 사보 기획 전시회'에 들러 한참을 둘러봤습니다. 김 회장은 이 자리에서 그룹사보 '한화·한화인'이 45년만에 폐간되는데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습니다.

한화그룹의 사보인 '한화·한화인'은 엄밀히 말하면 폐간은 아닙니다. 그동안 종이잡지 형태로 발간되던 사보가 7월부터는 인터넷과 모바일플랫폼에 기반한 '채널H'로 바뀝니다. 종이잡지 형태의 사보로는 더이상 '그룹 직원들의 소통채널' 역할을 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그릇을 바꾸기로 한 겁니다.

사실상 폐간이 아님에도 김승연 회장은 왜 아쉬워했을까요?

종이잡지 사보 '한화·한화인'이 한화그룹의 역사, 더 들어가면 김승연 회장의 경영역사를 그대로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화·한화인'의 전신은 '다이나마이트'입니다. 1971년 한국화약 시절 창간됐습니다. 1981년 창업주 김종희 한국화약회장이 별세하면서 김승연 회장이 취임했습니다. 

1992년에는 창립 40년 만에 한국화약그룹이 한화그룹으로, 사보제호도 '한화'로 바뀌게 됩니다. 1999년 우리나라가 IMF외환위기를 겪을 때, 그룹사보제호는 지금의 '한화·한화인'으로 변경됩니다. '사람'이 추가된 겁니다. 

 이처럼, 김승연 회장의 경영과 사보는 역사를 같이 해왔습니다. 단순히 시기적인 역사만 궤를 같이한게 아닙니다. 김승연 회장은 사보를 적절히 이용(?)했고, 김 회장은 이런 사보에 대한 애착이 컸습니다.

김승연 회장은 어떻게 사보를 이용(?)했을까요?

1996년 5월 300호 특집사보 제작당시, 김 회장은 사보 담당자와 대담을 진행하며 수만명의 직원들을 이끌어야 하는 총수의 고민을 털어놓습니다. 대담 시간이 예상을 훌쩍 넘기면서 장교동 본사에서 시작한 인터뷰가 헝가리 출장중에 묵었던 호텔까지 이어져 진행되기도 했습니다.

김 회장은 M&A 과정에서도 사보를 적극 이용(?)합니다.

김승연 회장 취임 후, 한화그룹은 주력사들의 경쟁력강화뿐 아니라 적극적인 M&A로 그룹을 성장시켜왔습니다.  대표적인게 2002년 대한생명(현 한화생명) 인수, 2012년 독일의 큐셀(현 한화큐셀) 인수,  지난해 삼성그룹의 방산 계열사 인수입니다. 한때, 대우조선 인수도 추진했으나 결국 포기하고 지금은 보증금 반환소송을 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습니다.

김승연 회장은 기업들을 인수한 뒤, 문화적인 통합을 하는데 그룹 사보가 큰 역할을 하도록 주문해왔다 합니다. 피인수 기업의 임직원들이 적극적으로 사보 제작에 참여하도록 했고, 2002년에는 '가족보'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임직원 가족들에게도 사보를 보냈고, 소속감이 낮을 수 있는 대한생명(한화생명) 재무설계사들에게도 사보를 배송하도록 했다 합니다.

지난해, 김 회장은 "이제 시대변화에 맞춰 사보 형태를 바꿔야한다"는 보고에 별다른 이의제기없이 받아들였다 합니다. 올해 초 신년사에선 "글로벌사업구조에 맞는 소통이 필요하다"며 소통채널의 변화를 암시하기도 했습니다.

김 회장이 애착을 가졌던 종이잡지 사보의 종료와 새로운 소통채널의 시작, 김승연 회장 스스로는 어떤 소통과 리더십을 보여줄까요?  

(SBSCNBC 위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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