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처럼 국가대표 선발전을 하면 이번이 마지막으로 출전하는 올림픽이 될 것 같아요." '사격 황제' 진종오(37·KT)는 16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사격 대표팀 미디어데이'에서 그동안 이 자리를 기다렸다는 듯이 취재진에 괴로움을 토로했다.
농담이 섞인 말이었지만, 진종오가 느끼는 육체적·정신적 피로는 극에 달한 것 같았다.
진종오 등은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하고도 대표팀 선발전을 따로 치러야 했다.
현행 규정상 출전권은 선수가 아닌 국가에 주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끝없이 이어지는 국제·국내대회를 소화한 진종오는 지난 3∼4월 올림픽 대표팀 선발전에서 피 말리는 경쟁을 펼쳤고, 그렇게 가슴에 태극마크를 단 이후에도 국내외 대회에서 기량을 점검하고 있다.
진종오는 "선발전이 너무 혹독했다"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
그는 "원래 2004년 아테네, 2008년 베이징, 2012년 런던올림픽을 준비하면서는 평소에 하던 대로 낚시도 가고 취미 활동도 많이 했다"며 "올해는 스케줄이 너무 잔인하다. 뒤돌아볼 여유도 없이 총만 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진종오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은메달,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권총 50m, 2012년 런던올림픽 공기권총 10m·권총 50m 금메달을 딴 한국 사격의 간판스타다.
진종오는 올림픽 대표팀 선발전 이후 치른 국제대회에서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그는 "핑계를 대자면, 너무 여유가 없었다"며 "지금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 있다"고 말했다.
진종오는 이런 애로점을 호소하면서도 애써 웃었다.
그는 "총이 '너무' 좋아서 사격을 시작했다. 쉽게 놓고 싶지는 않다"며 "올림픽 전까지 두 번의 시합이 남았는데 (두 대회에서) 최종 점검을 한 뒤에는 스트레스를 풀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