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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한미약품, 전 직원에 '주식 선물'…이유는?

<앵커>

친절한 경제입니다. 얼마 전에 한미약품이 새로운 약을 개발해서 대박이 났었거든요. 그때 주식을 못 샀던 게 참 아쉬웠었는데, 이번에는 또 회사가 직원들한테 1천억이 넘는 주식을 그냥 나눠주기로 했답니다. 한 번 더 부럽네요.

<기자>

네, 회사가 그렇게 한 게 아니라 회장이 직접 자기 주식을 나눠주기로 한 겁니다.

임성기 회장이라는 사람인데요, 지금 1년 사이에 주식이 8배가 뛰었어요. 그래서 3천억 원 조금 넘던 주식이 지금 2조 7천억 원이 되면서 우리나라에서 8번째 가는 주식부자가 됐거든요.

그런데 이 중에 1천억 원 치를 뚝 떼서 직원들한테 나눠주기로 한 겁니다.

<앵커>

이게 어떻게 생각하면 회장님이 기분 좋아서 직원들한테 한턱 쐈다고 생각하기에는 굉장히 많은 액수거든요. 특별한 이유가 또 있을 것 같은데요.

<기자>

회사가 5년 동안 적자도 보면서 직원들한테 직원 월급을 올려주지를 못했어요. 왜냐면, 신약 개발이라는 게 워낙 돈이 많이 들어가는 거기 때문에 회사가 매출의 20%까지 여기다 갖다 부었거든요.

회사가 직원들 월급을 못 올려주고, 직원들도 결과적으로 보면 같이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버텨왔던 건데, 대박이 터진 겁니다.

그래서 이제 그 보상을 해주겠다는 건데요, 임성기 회장 이야기는 "직원들한테 고맙고, 마음의 빚을 느껴왔기 때문에 이런 결정을 내렸다."라고 설명을 했습니다.

그래서 얼마를 받느냐, 직원이 모두 2천8백 명인데요, 주식으로만 평균 4천만 원 정도를 받고요, 여기에 성과급 200%는 따로입니다. 그래서 여기 1년 연봉이 평균 5천만 원이거든요. 이번 주에 1년 연봉을 다 받습니다.

[한승후 직원/한미약품 : 저희가 작년에 큰 성과를 내기까지 저희 경영진을 비롯해서 직원들 같이 많이 힘들고 고생한 부분도 있고, 또 회장님께서 그런 부분에 대해서 마음의 빚을 느껴왔다. 고마움을 느껴왔다는 말씀을 많이 했거든요. 이제 이게 기폭제가 돼서 회사가 더 앞으로 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그런 바람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그런데 뭐가 잘 되면 "잘 된 건 내 덕이야." 이렇게 생각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잘한 건 잘한 거고요, 1천억 원이라는 돈이 어디 작은 돈인가요. 그런데 이렇게 직원들한테 주식 나눠주는 회사들이 여기 말고도 종종 있습니다.

<앵커>

그래요? 보통 성과 났을 때 일시불로 돈으로 주는 경우는 많이 봤는데, 주식 주는 경우가 이렇게 또 있나요?

<기자>

이게 이번에 1천억 대라서 티가 나서 소문이 나는 거고요, 이전에도 조금 소소하게 주거나 하는 것들은 좀 있어요.

열흘 전쯤에도 부산에 성우하이텍이라는 자동차 부품 회사인데, 여기 또 이명근 회장이라는 분이 자기가 갖고 있는 주식 중에 3%를 떼서 직원들에게 크리스마스이브 날 나눠 줬습니다.

이게 180만 주 정도 되는데, 더 재밌는 건 지금 주식이 한 주에 9천 원 정도 하거든요. 그런데 "3년 안에 1만 5천 원이 안 되면 모자란 부분은 내가 채워주겠다." 이렇게 약속까지 했습니다.

그래서 여기도 1천6백 명 정도 직원이 있는데, 한 사람당 1천6백만 원을 받게 됐습니다.

이유는 비슷해요. 최근에 특허도 6백 개 넘기고 해서 세계 자동차 부품회사 순위에서 75위까지 올랐다. 회사가 탄탄해져서 직원들한테 공을 돌리기로 했다는 거고요.

중소업체 중에서도 더 대박인 데가 있는데, 지금 보는 슈피겐코리아라고 스마트폰 케이스 만드는 회사가 있는데, 4년 전에 회사가 작을 때 직원이 10명 정도 있었는데, 그때 대졸 초임이 2천만 원 정도밖에 안 됐거든요.

그런데 사장이 성공하면 같이 보상을 나누자고 해서 자기 주식 중에 15%를 나눠준 겁니다. 그리고 2년 전에 상장을 했어요. 지금 주식 팔 수 있는데, 직원들 10명은 주식만 적게는 15억에서 많게는 55억까지 부자가 됐습니다.

폭발적으로 회사도 5배 커졌고, 회사가 같이 키우면 보상을 나눠 갖자. 이렇게 얘기를 할 때 돈이 문제가 아니라, "내가 여기 동반자구나. 나도 여기 동업자 같은 느낌이구나."라는 느낌이라 직원들이 더 열심히 와서 일을 하는 건 당연한 일이겠죠.

<앵커>

이렇게 멋진 회사들이 또 있군요. 이게 우리나라에서는 참 낯선 풍경이라고 느껴지는데 외국에서는 또 많다면서요?
<기자>

외국에서는 이런 일이 굉장히 많습니다. 왜냐하면, 식당 들어갔다고 생각을 해보세요. 종업원이 왔는데 얼굴이 퉁퉁 불어서 퉁명스럽게 대답하는 식당은 안 가고 싶죠.

직원이 행복하면 더 좋은 제품이 나오고, 고객들도 즐거울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외국에서 이런 일들을 많이 합니다.

회사 사장이 자기 월급 잘라서 1인당 7천만 원씩 월급 올려주기도 하고, 지금 여기 이 회사가 대표적인 회사인데, 미국에 온라인으로 신발 파는 회사입니다.

자포스란 데인데, 최대한 직원들에게 자율적으로 일하게 해주고, 금전적 보상 잘해주고, 이건 기본이고요, 또 직원들한테 1년에 6백 달러씩을 나눠줍니다. 나눠주는데, 자기가 쓰는 게 아니고요, 동료 직원 중에 칭찬할 만한 사람이 있을 때 한 달에 50달러 안에서 서로 상금을 줍니다.

서로 회사 안에서 자율적이고, 또 칭찬하는 회사 분위기가 되다 보니까, 고객들한테 이런 분위기가 전해져서 1년 매출이 신발만 팔아서 지금 1조 원이 넘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행복도 조사를 해보면, 100점 만점에 60점도 안 되는 걸로 나오거든요. 조금 오그라드는 그런 분위기가 있는데, 결국은 노사 관계가 맨날 갈등, 갈등 이렇게 얘기하는데, 이렇게 좀 즐겁게 화합해서 갈 수 있는 분위기를 과연 누가 만들 수 있는 건지에 대해서 이번에 한미약품이나 성우하이텍이나 우리 국내에서 벌어지는 이런 실험들을 놓고 많은 생각들을 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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