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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으면 지저분, 없으면 불편…쓰레기통 해법?

앵커>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가 길거리에 설치한 쓰레기통의 숫자입니다. 946대 4. 그야말로 극과 극이죠. 쓰레기종량제 실시 이후에 점차 거리에서 사라진 쓰레기통은 지금은 자치구별로 자율적으로 관리를 하고 있는데, 그러다 보니까 서로 맞닿은 두 자치구가 쓰레기통 설치에 대해서 이렇게 극과 극으로 다른 입장을 보이기도 합니다.

정성엽 기자의 생생리포트 입니다.

<기자>

어떤 물건도 올려놓을 수 없는 가파른 경사.

종이컵 정도는 허락해도, 비닐봉투는 쉽게 넣을 수 없는 투입구.

서울시가 카이스트에 의뢰해 단언컨대 가장 완벽하게 만들었다는 길거리 쓰레기통입니다.

쓰레기통 하나에 이렇게 유난스러운 데는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하루 유동인구 100만 명인 서울 명동엔 16개의 쓰레기통이 있다지만, 많은 시민과 관광객들은 불편을 호소합니다.

[이지원/서울 서초구 : 쓰레기통 없는 데가 많아서 불편한 것 같아요. 그래서 사람들이 아무 데나 버리고 가고.]

[제일 번거로운 일이 뭔가요?]

[찌아씨우/중국 관광객 : 쓰레기통이 없는 게 불편합니다. 그냥 편한 대로 버리거나 관광을 마친 뒤 쓰레기를 숙소로 가져갑니다.]

이렇게 빗발치는 민원에 중구청은 쓰레기통을 더 놓겠다고 결정하고서도, 썩 달가워하는 분위기는 아닙니다.

[이성용/중구청 청소행정과 주무관 : 대부분 쓰레기장 화가 될 경우가 많습니다. 거기서 담배 필 확률도 높고. 그래서 못 놓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쓰레기통을 설치하면 쓰레기가 더 늘어난다는 논리인데, 주민 불만 민원이 많아도 서초구가 끄떡 않고 버티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최송하/서초구 청소행정과 팀장 : 휴지통을 설치했을 때 그곳에만 다 버려진다면 바람직한테 그렇지 않기 때문에 차라리 그냥 청소하는 게 낫고.]

반면 많은 예산을 들여 900개 넘는 쓰레기통을 관리하는 강남구는 이것저것 뒤섞인 채 버려지는 쓰레기 내용물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강현섭/강남구 청소행정과장 : 그냥 임의로 막 갖다 쑤셔 넣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고, 시민 의식이 결여된 상태로 버려진 경우가 있는데 그런 것까지는 감당할 정도가 아닙니다.]

보행자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마냥 쓰레기통을 늘리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영상취재 : 김세경·김지웅, 영상편집 : 김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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