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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깨끗하다 믿었는데…정수기 뜯어보니 바퀴벌레 '득실'

* 대담 : 을지대 보건환경안전학과 양영철 교수

▷ 김소원/사회자: 

정수기. 가정이나 사무실에 이제는 거의 필수품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런데 이 정수기에서 물때는 기본이고요. 바퀴벌레까지 발견돼서 충격을 던져주고 있습니다. 정수기가 바퀴벌레의 온상이라는 얘기까지 있는데 과연 믿고 사용해도 되는 걸까요? 을지대 보건환경안전학과 양영철 교수와 함께 관련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교수님 나와 계시지요?

▶ 양영철 을지대 보건환경안전학과 교수: 

안녕하십니까.

▷ 김소원/사회자: 

정수기에서 바퀴벌레 나왔다는데 어디서 발견된 건가요? 정수통인가요? 필터인가요?

▶ 양영철 을지대 보건환경안전학과 교수: 

필터는 조립품이 아니고 완제품으로 패킹이 잘 되어 나오기 때문에 필터로 침입하기는 어려울 것 같고요. 아마도 정수통 쪽에 패킹 부분이 헐거워졌다든가 잘못 연결됐다든가 했을 때 그런 통으로 침입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 김소원/사회자: 

정수기 업체에 따르면 정수기는 이물질이 들어갈 수 없게 설계가 돼 있다고 하는데 어떻게 바퀴벌레가 그 안까지 들어갈 수 있었을까요?

▶ 양영철 을지대 보건환경안전학과 교수: 

현재 모든 정수기 제품에서 바퀴벌레가 침입해서 문제가 되는 건 아니잖아요. 일부 정수기에 이 같은 소비자 불만이 나타난 건데요. 원래 내부 정수통 뚜껑 패킹 부분이 느슨한 제품이 있었거나 처음부터. 그 다음에 주기적으로 청소하는 과정 중에 잘못 조립이 됨으로써 그런 틈으로 바퀴벌레가 침입하지 않았을까 하는 추정이 됩니다.

▷ 김소원/사회자: 

물론 일부 정수기에 한한 얘기겠지만 그 일부가 우리 집이나 우리 사무실이라면 문제가 전혀 달라지거든요. 그런데 바퀴벌레만 발견된 게 아니라 바퀴벌레 알도 무더기로 발견됐다는데요?

▶ 양영철 을지대 보건환경안전학과 교수: 

아마도 바퀴벌레는 온도와 습도가 일정하고 좁은 틈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집안의 모든 가전 도구나 설치물들이 바퀴벌레의 주요 서식처가 될 수 있는데요. 특히 주방 쪽에서 물과 먹이 등을 잘 얻을 수 있고요. 그렇기 때문에 바퀴벌레의 주요 서식 밀도가 높은 곳이 주방입니다. 그래서 정수기 안에 복잡한 구조와 틈새 그리고 부속품 사이에 발생하는 열. 이런 것들이 바퀴벌레의 좋은 서식처가 될 수 있죠

▷ 김소원/사회자: 

바퀴벌레가 서식하기 좋은 곳이 되는군요, 정수기 자체가... 만약에 상상으로 그동안 바퀴벌레가 있는 그 물을 마셨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소름이 끼치는데 실제로 조금 전에 교수님도 언급을 하셨지만 인터넷에서 바퀴벌레나 바퀴벌레 알이 정수기 안에서 발견됐다는 글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면서요? 

▶ 양영철 을지대 보건환경안전학과 교수: 

그렇죠. 그래서 지난해 정수기 문제로 한국소비자원에서 신고된 건수가 800여 건인데 이 중에 벌레 이물질이 나온 경우가 500여 건이라고 하니까 상당히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 같습니다.

▷ 김소원/사회자: 

인터넷에 올라온 사례 몇 가지도 소개해 주신다면요?

▶ 양영철 을지대 보건환경안전학과 교수: 

바퀴벌레가 발견된 경우도 있고, 개미라든가 아니면 다른 곤충류도 발견된 게 있다고 인터넷에 많이 소개가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자주 오래 안 쓰거나 아니면 오랫동안 방치했던 것을 쓰거나 했을 때 잘못 쓰게 되면 정수기 안 쪽에서 곤충과 같은 이물질들이 발견될 수도 있죠.

▷ 김소원/사회자: 

정수기는 정말 믿었는데. ..정수기는 보통 정기적으로 관리 서비스를 받잖아요. 보통 다들 렌탈을 하시니까. 그래서 더 깨끗할 거라고 믿고 의심 없이 쓰게 되는 거고요. 그러면 정수기에서 바퀴벌레나 바퀴벌레 알이 발견되는 건 관리가 잘 되지 않아서 그런 건가요? 

▶ 양영철 을지대 보건환경안전학과 교수: 

물론 그런 것들이 있을 수도 있고요. 또는 관리를 하더라도 관리하는 과정 중에 이음 부분을 잘못 연결했다거나 아니면 작은 틈이 생겼다든가 그랬을 때 그런 것들이 발견되거든요. 그래서 정수기 청소는 필터 교환과 정수통 청소가 가장 필수적인데 그게 부품 주변까지 청소하지 않은 것인지 문제거든요. 그래서 청소를 자주 한다고 해도 항상 바퀴벌레 침입에 노출돼 있기 때문에 바퀴벌레가 정수기 내부 부품 사이에 살고 있어서 항상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바퀴벌레가 정수기 내부에 들어와 살지 못 하게 하는 해결책들을 써야만 그게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할 수 있겠죠.

▷ 김소원/사회자: 

인터넷에 신고된 글을 보면 필터 교체나 스팀 청소까지 받은 지 한 달 정도도 안 됐는데 정수기 내부에서 바퀴벌레랑 알이랑 발견됐다, 이런 신고도 들어오더라고요?

▶ 양영철 을지대 보건환경안전학과 교수: 

그렇죠. 그런 경우는 집안에 다른 곳에도 바퀴벌레가 서식하고 있었을 거예요. 그러니까 그런 집 같은 경우에는 특히 더 정수기 내부에 바퀴벌레들이 침입할 가능성들을 더 염두에 두고 또 직원들이 와서 전문가들이 와서 정수기를 청소할 때 그런 것들을 좀 더 주의 깊게 살펴보거나 아니면 청소하는 과정 중에 자기들이 조치할 수 있는 방법, 그러니까 정수기 내부로 바퀴벌레가 침입하지 못하게 하는 방법들을 겸해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면 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죠. 

▷ 김소원/사회자: 

방법이라면 어떤 게 있을까요? 그걸 다 실리콘으로 실링을 하든지 이럴 수는 없는 거잖아요.

▶ 양영철 을지대 보건환경안전학과 교수: 

그렇죠. 그래서 정수기 통 안에 전문가가 와서 청소한 필터를 교환하고 조립하는 과정 중 부품 사이에 아주 좁은 틈이 있잖아요. 그런 틈 사이에 치약처럼 짜서 쓰는 바퀴벌레 독먹이가 있어요. 바퀴벌레가 그 독먹이를 먹으면 죽게 되는 거죠. 그런 것들을 좁은 틈에 콩알만큼씩 짜서 미리 발라 놓습니다.

▷ 김소원/사회자: 

정수기 안에 바퀴벌레 약을 친다는 것 자체가 정말 끔찍하거든요, 사실... 그 방법밖에 없는 건가요?
▶ 양영철 을지대 보건환경안전학과 교수: 

물통 안에 처리한 게 아니고 정수기 겉에 케이스를 뜯어내고 안에 부품들이 있지 않습니까. 계기판도 있을 것이고, 그런 주변에 좁은 틈이나 그런 데에 미리 독먹이를 설치해서 제거하는 방법, 그런 것들이 좋은 방법이 될 수 있겠죠.

▷ 김소원/사회자: 

제가 까다로워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저는 그냥 페트병 물병 옆에 바퀴벌레 유인하는 먹이 이런 거 놓는 것도 상상하기도 싫거든요. 이거 참 문제입니다. 그런데 그 방법이 사실 현실적으로는 가장 실효성 있는 방법이다, 라고 하시는 거고요. 

▶ 양영철 을지대 보건환경안전학과 교수: 

그렇죠.

▷ 김소원/사회자: 

벌레 말고라도 정수통에 샛노랗게 물 때 끼는 경우도 많더라고요. 이 물때는 왜 생기는 건가요?

▶ 양영철 을지대 보건환경안전학과 교수: 

물 때 같은 경우는 오랫동안 정수기를 사용하지 않았거나 그런  물 때 같은 것들이 많이 끼거든요. 물이 오랫동안 정체되거나 그랬을 때 낍니다. 물때는 유기물이기 때문에 물때는 세균이 번식할 수가 있습니다. 앞서 얘기한 바와 같이 식중독이나 장염을 유발하는 균이 번식할 수 있기 때문에 자주 제거해주고, 자주 청소를 해줘야 합니다.

▷ 김소원/사회자: 

걸레 냄새나 약품 냄새 나는 건요?

▶ 양영철 을지대 보건환경안전학과 교수: 

걸레 냄새가 났다거나 그랬을 때는 물을 오랫동안 안 썼을 때 특히 그런 냄새가 나고요. 약품 냄새는 원수. 그러니까 수돗물의 원수가 정수되는 과정 중에 염소라든가 이런 것들이 아직 잔류돼 있어서 그런 것들이 같이 나타난 경우가 있습니다.

▷ 김소원/사회자: 

잔류됐다는 건 필터를 교체할 타이밍이라고 봐도 될까요?

▶ 양영철 을지대 보건환경안전학과 교수: 

글쎄 필터 자체에서 냄새까지는 잡지 못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래도 원수에서의 냄새 염소 냄새라든가 이런 것들이 잔류돼 있거나 그랬을 때에는 특히 정수기 내에서 그런 냄새들이 많이 나타날 수 있고요. 또 필터를 교환했는데 필터를 오래 안 쓰게 되면 오랫동안 갈지 않고 교체하지 않고 그대로 쓰게 되면 아마 필터에서도 약간의 걸레 냄새라든가 이런 것들이 나타날 수가 있습니다. 

▷ 김소원/사회자: 

이렇게 관리가 좀 제대로 안 돼 있는 바퀴벌레나 바퀴벌레 알 같은 것들이 발견될 정도로 관리가 엉망인 물을 마시게 되면 탈이 안 날 수가 없겠네요.

▶ 양영철 을지대 보건환경안전학과 교수: 

그렇습니다.

▷ 김소원/사회자: 

어떤 문제들이 생길까요? 

▶ 양영철 을지대 보건환경안전학과 교수: 

오랫동안 정수기의 위생상의 문제가 있는 그런 것들을 사용하게 되면 아무래도 포도상구균이라든가 또 대장균이라든가 아니면 살모넬라균이라든가 그런 균들이 번식할 수 있습니다. 그런 물을 마시게 되면 특히 집안에서 노약자들. 노약자분들은 면역적으로 굉장히 약하기 때문에 그런 물들을 먹고 장염이나 배탈 이런 것들을 유발할 수 있거든요. 특히 노약자들은 장염이나 배탈 이런 것들이 유발되면 탈수 증상이 심화되기 때문에 특히 입원 치료까지 할 수 있는 그런 심각한 과정까지 초래될 수 있습니다.

▷ 김소원/사회자: 

사실 정수기라는 것이 물을 끓여먹지 않기 위해서 두는 경우도 많은데 생수 사다 먹지 않기 위해서 하는 경우도 많은데 만약에 정수기가 약간 의심스럽다면 그런 분들은 물을 끓여 드시는 게 좋겠네요.

▶ 양영철 을지대 보건환경안전학과 교수: 

끓여 드시면 완벽하게 위생문제를 해결할 수 있죠.

▷ 김소원/사회자: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들어야겠네요. 고맙습니다. 

▶ 양영철 을지대 보건환경안전학과 교수: 

네.

▷ 김소원/사회자: 

지금까지 을지대 보건환경안전학과 양영철 교수와 말씀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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