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손 안의 쇼핑이 자리 잡으면서 유통업체들의 패러다임도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최근 가장 눈에 띄는 움직임은 O2O라고 불리는 건데, 풀어 쓰면 Online to Offline입니다. 즉 온라인과 오프라인 상거래의 영역을 넘나드는 서비스입니다. 온라인 쇼핑몰의 장점은 짧은 시간 안에 다양한 물건을 검색해 볼 수 있고 언제 어디서나 쇼핑을 할 수 있다는 편리함입니다. 하지만 물건을 비교해 보거나 직접 착용해 볼 수 없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 주문한 물건을 받아 보려면 기다려야 한다는 점입니다. 백화점이나 일반 매장에서 구매한다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죠.
한 대형마트는 신선식품을 네 시간만에 배송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빠른 배송을 위해서는 전국 거점에 큰 물류 센터를 만들어야 한꺼번에 물건이 모이고 물건 배송이 용이하기 때문에 지난해 8백억 원을 들여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지은데 이어 올해는 천6백 원를 센터 건설하는데 투자하고 있습니다. 이튿날 배송에서 당일 배송, 그리고 4시간 배송까지 진화한 배송 시간이 급기야 2시간 서비스까지 등장할 정도로 짧아졌습니다.
친절하고 안전한 배송을 내걸로 배송인력을 정직원으로 채용하는 파격을 보였던 한 소셜커머스 업체는 2시간 배송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우선 경기도 일산지역을 대상으로 기저귀, 분유를 주문하는 고객에 한해 다음주 부터 본격 서비스를 실시하기로 하고 시범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업체들 뿐 아니라 모바일 시장 트렌드에 따라가기 위한 노력은 오프라인 매체에서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오프라인 매장의 대표격인 편의점 조차 온라인 포맷을 적극 도입하고 있습니다. 배달업체의 앱을 통해 편의점 물건을 주문하면 이 정보가 편의점 직원 스마트폰에 전송됩니다. 직원이 바구니에 주문서 물건을 차곡차곡 담고, 배달업체 기사가 이 물건을 받아 근처 소비자에게 전달합니다. 1.5km이하 거리에는 1,500원의 배달료가 붙고 그 이상 거리는 거리에 따라 최고 3천원까지 배달료를 내야 합니다.
편의점은 동네마다 있기 때문에 굳이 배송 서비스가 필요할까 하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지만 편의점측은 몸이 불편한 노인이나 업무시간에 자리를 비우기 힘든 직장인 등에서 충분한 수요가 있다는 판단입니다. 또 그동안 편의점을 잘 이용하지 않던 고객들도 앱을 통해 새로 유입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내 놓고 있습니다.
상품이나 가격은 기본이고 배송이 유통업체들의 새로운 승부처가 되고 있는 것은 비단 우리나라 뿐만이 아닙니다. 미국의 대표적인 유통업체인 월마트, 아마존은 배송 시간과 유료 회원비 인하 경쟁을 벌여 아마존이 당일 배송 카드를 내 놓기도 했습니다.
중국 대표 온라인 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도 2020년 안에 중국내 당일 배송이 가능하도록 투자하겠다는 계획입니다. 거대한 땅덩어리 규모를 생각해 보면 그야말로 원대한 계획이 아닐 수 없습니다. 모바일로 빠르게 이동하는 소비 수요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 유통업체의 시스템을 점점 더 획기적으로 변하게 하고 있습니다.
▶ "주문 후 2시간 내 배달"…유통업계 속도 경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