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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기업 1천 원어치 팔아 43원 벌어…역대 최저

지난해 국내 기업들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이 4.32%로 한국은행이 집계를 시작한 200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성장성을 나타내는 매출액 증가율도 역대 최저인 -1.49%로 떨어져 기업의 외형이 축소됐습니다.

기업들은 작년 한 해 동안 본업인 영업으로 돈을 벌기보다는 구조조정을 통해 자산을 매각하는 데 치중했던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기업소득환류세제 등 배당 확대 정책에 따라 사내 유보율은 떨어졌고 배당은 늘어났습니다.

한국은행은 주권 상장법인 1천536개사와 비상장 주요법인 195개사를 대상으로 분석한 2014년 기업경영분석(속보)을 발표했습니다.

조사대상 기업들의 매출액 증가율은 2013년 0.7% 증가에서 2014년 1.5% 감소로 전환했습니다.

매출액증가율이 마이너스를 보인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0.1% 감소를 나타낸 이후 5년 만입니다.

업종별로 보면 전기전자(7.2%→ -7.3%), 석유화학(-1.3%→ -3.0%), 전기가스업(4.9%→1.3%)을 중심으로 매출액증가율 하락 폭이 컸습니다.

기업들의 매출액이 감소로 전환한 것은 수출가격 하락의 영향이 가장 컸습니다.

연평균 원·달러 환율이 2013년 달러당 1,095원 선에서 지난해 1,053원으로 떨어진 데다 원자재 가격 하락이 겹쳐 수출물가가 6.0%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상당 기업 가운데 수출 대기업의 매출 비중이 큰 현실에서 수출 물량 자체는 줄지 않거나 오히려 소폭 증가했다 하더라도 원화로 환산한 매출액은 감소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구체적인 업종별로 보면 지난해 휴대전화 수출이 부진하면서 전기전자 업종의 매출액증가율이 큰 폭으로 줄었습니다.

석유화학도 국제유가 하락으로 수출액이 줄었습니다.

전기가스업의 경우 가격 요인 외에 지난해 원전의 정상가동으로 발전용 가스 수요가 줄어든 영향을 받아 매출액증가율이 낮아졌습니다.

문제는 매출액뿐만 아니라 기업의 영업이익률마저 줄어들었다는 점입니다.

가격하락으로 총판매액이 줄었더라도 이윤이 늘면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판매액도 준데다 판매마진도 함께 떨어진 것입니다.

일부 수익성이 개선된 업종이 있었지만 구조조정 후 지분매각이나 투자자산을 처분한 데 따른 일회성 요인에 불과했습니다.

조사대상 기업의 주요 수익성 지표를 보면 매출액영업이익률은 2013년 4.7%에서 2014년 4.3%로 하락했습니다.

물건을 1천 원어치 팔았을 때 세금과 비용을 제하고 남는 영업이익이 43원에 불과했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관련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비금속광물 업종의 경우 매출액영업이익률이 2013년 5.5%에서 7.6%로 올라 다른 업종과 차별화를 이루기도 했습니다.

다만, 이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한 지분을 매각하거나 채무조정으로 이익이 늘어난 영향이라는 게 한은 측의 설명입니다.

영업이익률 하락은 매출원가 요인보다는 인건비 등과 같은 판매관리비 요인이 더 큰 것으로 분석됩니다.

매출액 대비 매출원가 비율은 2013년 82.52%에서 2014년 82.53%로 거의 변동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매출원가 및 판매관리비 비용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 95.3%에서 2014년 95.7%로 0.4%포인트나 늘었습니다.

박성빈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수입물가가 수출물가 이상으로 떨어지다 보니 매출원가는 크게 오르지 않았다"며 "영업이익률이 떨어진 것은 판매관리비가 오른 것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정부가 기업의 사내 유보금을 배당으로 유도하는 정책을 추진함에 따라 기업들의 사내 유보금은 줄고 배당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체 분석대상 기업의 사내유보율은 2013년 93.28%에서 91.95%로 하락했습니다.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유보율이 떨어졌고 대기업·중소기업도 일제히 하락했습니다.

이처럼 기업들이 벌어들인 돈을 쌓아두기보다 배당 등의 형태로 투자자들에게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본금 대비 배당금의 비율인 배당률은 2013년 12.48%에서 작년 15.03%로 상승했습니다.

당기순이익에서 배당금의 비중인 배당성향도 17.27%에서 21.56%로 올라갔습니다.

이번 조사에서는 또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의 수익성과 성장성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작년 대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1.61%로 뒷걸음질쳤지만 중소기업은 3.85%로 플러스 성장을 유지했습니다.

대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4.32%로 전년대비 0.44%포인트 떨어졌지만, 중소기업은 3.96%로 0.2%포인트 상승했고 중소기업의 이자보상비율은 013년 183.07에서 237.45%로 크게 올랐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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