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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해지는 한반도…열대과일이 뒤덮는다

제주 중심, 망고·구아바·용과 재배…과일재배 한계선 북상

지구 온난화로 우리나라에서 열대 과일 재배가 부쩍 늘고, 과일 재배 지역은 점차 북쪽으로 올라가고 있습니다.

지난 100년간 우리나라의 평균 기온은 1.5℃ 상승했습니다.

이런 추세면 2099년 한반도의 평균 기온은 현재보다 6℃, 강수량은 20.4% 증가한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주로 동남아가 원산지인 아열대 과일 재배는 이미 일부 지역이 아열대 기후로 바뀐 제주도에서 가장 활발합니다.

제주특별자치도 농업기술원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제주지역 51개 농가에서 망고를 재배하고 있고 재배 면적은 총 24.9㏊입니다.

생산량은 311톤이었습니다.

제주에서 망고 재배를 시작한 2001년 망고 재배 농가는 10호, 재배 면적은 7.1㏊였습니다.

12년 전과 비교하면 재배 농가는 5배, 면적은 3.5배가량 늘었습니다.

이제 제주의 망고 농사는 정착 단계에 이르렀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수요 증가와 기후 변화가 맞물려 최근에는 경남, 전남, 전북 등지에도 망고를 재배하는 농가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구아바의 경우 제주도 내 재배 농가가 2001년 2개에 그쳤으나 2013년에는 15개로 껑충 뛰었습니다.

재배 면적은 1㏊에서 3.9㏊로 넓어졌습니다.

같은 기간 용과를 재배하는 농가는 9개에서 15개로, 재배 면적은 2.8㏊에서 3.9㏊로 증가했습니다.

망고를 필두로 국산 열대 과일이 새로운 고소득 작물로 자리 잡으면서 최근 제주에서는 아보카도, 무화과, 파파야, 왁스애플, 패션 프루트 등도 재배되기 시작했습니다.

고승찬 제주도농업기술원 연구사는 "현재 전국에서 생산하는 열대 과일의 약 90%가 제주산"이라며 "점점 제주에서 재배하는 열대 과일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기후가 점점 따뜻해지면서 제주 이외에 전남 여수, 해남, 고흥, 보성, 경남 통영 등으로도 열대 과일나무 재배 지역이 넓어지는 중입니다.

해남군은 2010년부터 파파야, 구아바, 레몬그라스 등 열대과일과 채소를 계약 재배해 수도권 유통업체에 납품하고 있습니다.

통영시도 아열대 과일을 지역 특화품목으로 육성하려고 2010년 망고, 용과, 아떼모야 등을 키우는 과수재배단지를 조성했습니다.

창원시는 지난해 시설 하우스에 망고, 파파야, 용과, 한라봉, 천혜향, 레드향 등을 심어 제대로 크는지, 열매가 상품성이 있는지 등을 관찰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휴전선에 인접한 최북단 지역인 경기 연천군도 지난해 처음 신서면 2개 농가(0.3㏊)에서 열대 과일인 멜론 시험재배에 성공했습니다.

열대 과일이 제주를 중심으로 뿌리를 내리는 동시에 원래 제주에서만 자라던 감귤의 재배 한계선은 남해안과 강원도 해안 지역으로 올라가고 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2014 농림축산식품 통계연보'를 보면 2013년 제주(재배면적 2만1천308ha·생산량 68만2천282톤) 이외에도 전남(23㏊·472톤)과 강원(3㏊·74톤)에서도 감귤을 키우고 생산했습니다.

기온이 상대적으로 낮은 강원도나 경기도 북부 지역에서 재배하기 어렵던 사과 같은 과일의 재배지도 북상하고 있습니다.

동북지방통계청 집계 결과, 2013년 강원도 내 사과 재배 면적은 500㏊로 2003년(160㏊)보다 224.5%(340㏊) 증가했고, 이에 따라 생산량은 10년 전(2천 톤)보다 27.4%(600톤) 늘어난 2천600톤이었습니다.

농촌진흥청이 지자체에 보급하는 '농업용 미래 상세 전자기후도'에 따르면 사과는 21세기 말이 되면 강원도 일부 지역에서만 생산되고 배·복숭아·포도 재배 가능 지역도 2050년 이후에는 급격히 줄어들 전망입니다.

농진청 관계자는 "기후 변화에 따른 작물의 생산성과 품질 저하 문제를 해결하고자 고온 적응형 품종 육성, 고온 대응 재배 기술 개발, 미래 생산성 변동 예측 등 대응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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