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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서 북한 화폐 유통 첫 확인…사기피해 우려

북한 구 화폐 5천원짜리 1천여 장 유통된 듯

이집트 북부 지역에서 출처가 불분명한 북한 화폐가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최근 수도 카이로에서 서북쪽으로 약 130km 떨어진 다만후르 지역에서 북한 지폐 유통이 목격됐다고 주이집트한국대사관과 교민사회 관계자들이 전했습니다.

이집트를 포함한 중동에서 북한 화폐의 시중 유통이 확인되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 지폐는 북한이 2009년 화폐 개혁 이전에 사용한 5천 원짜리 구권으로 파악됐습니다.

이 북한 화폐를 목격한 한 한국인 사업가는 이집트 현지인에게서 '이 화폐를 달러로 바꿀 수 있느냐'는 환전 문의를 받으면서 유통 사실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사업가는 "한 이집트 지인이 자동차 부품을 팔면서 북한 돈 500만 원을 5천 원짜리 1천 장으로 받았다고 했다"며 "이 지인은 북한 화폐를 한국 돈으로 잘못 알고 물어본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 돈을 지급한 남성은 이집트 지인에게 북한 또는 남한 출신인지는 밝히지 않은 채 "한국 사람"이라고만 자신을 소개했다고 이 사업가는 전했습니다.

이 사업가가 공개한 사진의 북한 화폐 앞면에는 김일성 주석의 초상화가 새겨져 있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중앙은행'과 함께 숫자 '5000', 한글 '오천 원'이 표기돼 있습니다.

이 사업가는 "이집트 지인이 북한 돈 500만 원 이상을 현지환전소에서 거액의 이집트 파운드로 바꿨다고 전해 들었다"고 말해 화폐의 일부는 이미 이집트 시중에 유통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다만, 그는 이집트에서 실제 어느 정도 규모의 북한 화폐가 유통됐는지, 북한 돈을 지불한 사람이 진짜 북한 사람인지는 알 수 없다고 전했습니다.

북한 화폐는 북한 내에서만 통용될 뿐 국제적으로 사용되지 않아 실질적 화폐 가치가 없기 때문에 환전 사기도 우려됩니다.

한국 대사관 관계자는 "다량의 북한 화폐를 보유하고 국내를 출입하면 '남북 교류 협력법' 등 관련법에 따라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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