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육성 파일 공개 논란…'알 권리'란?

사진=조선일보

사진= JTBC <뉴스룸> 캡처 (2015.04.15)

내용은 이렇습니다. 지난 15일, JTBC가 성완종 전 회장의 육성 파일을 공개했습니다. 손석희 앵커가 진행하는 메인 뉴스에서 무려 20분 넘게 방송에 틀었습니다.

[손석희/JTBC <뉴스룸> 앵커: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목숨을 던지던 날 새벽, 경향신문 기자와 통화한 녹취록 전체를 입수했습니다. 1부에서 예고해드렸지만 경향신문과는 상관이 없습니다. 다른 곳에서 입수했습니다. 특히 대부분의 분량을 공개해드리는 이유는..(중략).. 시민의 알 권리와 관련된 부분이니까요.]
그런데 그 음성파일은 다름 아닌, 성완종 전 회장이 죽기 전에 경향신문 기자와 나눈 인터뷰 녹음 파일이었습니다. 이 녹음 파일은 수사 자료로 제출하기 위해 검찰에 넘어가기 전에 보안 작업을 했던 한 대학교수(김씨)를 통해서 JTBC로 넘어갔던 겁니다.

사진= JTBC <뉴스룸> 캡처 (2015.04.15)

방송 전 이 사실을 안 경향신문은 JTBC 측에 자신들도 유족의 반대로 육성은 공개하지 않고, 글로만 내용을 전하고 있다며 방송 중단을 요구했습니다. 또, 성 전 회장의 유족들도 육성을 공개하지 말라고 JTBC에 요구했습니다. 그런데도 방송은 나갔습니다. 20분이 넘게 말입니다.
JTBC는 모두 '시민의 알 권리'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사회적 관심이 모인 중대한 사안에 대해 자신들이 갖고 있는 자료를 국민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덕분인지 시청률도 꽤 올랐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알 권리'는 무언가 새로운 사실이 확인이 돼서, 공익적 목적을 위해 세상에 알려야 할 필요가 있을 때 보장받는 권리입니다. 

하지만, JTBC의 경우 경향신문 기자가 취재한 내용을 이미 경향신문에 글로 나와 있는 상황에서 방송에 육성을 틀었습니다. 경향신문과 유족의 반대를 함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또한 경향신문이 글로 공개한 녹취록보다 새롭게 더해지거나 취재가 추가된 것이 전혀 없습니다. 때문에 알 권리 때문이었다는 JTBC 주장이 설득력을 잃고 있는 겁니다.
게다가 이 사안은 개인 간의 대화를 제 3자가 허락 없이 공개해서는 안 된다는 통신비밀 보호법에 저촉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성 전 회장과 경향신문 기자', 이 두 사람 간의 대화 내용을 당사자로 볼 수 있는 '유가족과 경향신문사'가 반대했는데도 불구하고, 외부에 유포한 셈이기 때문입니다.

사진= JTBC <뉴스룸> 캡처 (2015.04.16)

손석희 JTBC 앵커는 지난 16일 뉴스에서 해당 녹음 파일은 검찰로 넘어간 '공공물'이라고 생각해서 방송을 결정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진실을 전하려는 진정성은 믿어달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경향신문 관계자는 지금은 사실관계를 정확히 파악 중이며, 정리가 되면 법적 대응 단계로 넘어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알 권리가 중요하고, 알 권리가 잘 지켜지지 않는 우리 사회이긴 합니다. 

하지만, 지금의 이 알 권리는 도대체 누구를 위한 알 권리일까요? 목적에 맞다면 과정은 무시해도 된다는 이야기일까요? 게다가 목적도 분명치 않아보이는데,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걸까요? 조금 헷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