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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예 해방' 링컨 전 미국대통령 암살 150주기…오바마 추모일 선포

미국의 제16대 대통령인 에이브러햄 링컨(1809∼1865)이 암살범의 흉탄에 쓰러져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한 지 14일(현지시간)로 150주기를 맞았습니다.

미국 언론은 링컨 전 대통령 암살 사건을 다루고 그의 인생과 업적을 활발하게 조명했습니다.

남북전쟁을 거쳐 흑인 노예를 해방한 링컨 전 대통령은 1865년 4월 14일 저녁 워싱턴DC의 포드 극장에서 '우리의 미국인 사촌'이라는 연극을 관람하던 중 남북전쟁에서 패한 남부연합군의 밀정 노릇을 하던 남부 지역 출신 배우 존 윌크스 부스의 총에 맞았습니다.

부스는 저격 당시 "독재자에게는 늘 이렇게…"라고 외치며 링컨 전 대통령에게 총구를 겨눴습니다.

머리에 총을 맞은 링컨 전 대통령은 포드 극장 맞은편 피터슨 하우스로 옮겨졌으나 다음날인 15일 새벽 끝내 눈을 감았습니다.

당시 링컨 전 대통령의 장례식은 2주간 7개 주, 180개 도시를 돌며 당시 미국 인구의 ⅓인 1천200만 명의 조문객이 참여하는 미국의 첫 국장으로 진행됐습니다.

남북전쟁 직후 국가 재건에 앞장서야 할 대통령이 사망하자, 미국 사회는 당시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추격을 피해 암살 공모자와 함께 2주 가까이 도피 행각을 벌이던 부스는 그해 4월 26일 버지니아 주의 한 농가에서 자신을 포위한 기병대에 투항을 거부하다가 결국 총을 맞고 숨졌습니다.

역사는 현직 미국 대통령을 대상으로 처음 자행된 링컨 전 대통령의 암살 사건을 19세기 비극으로 기록했습니다.

링컨 전 대통령의 역사적인 노예해방 선언 덕분에 흑인으로는 미국 역사상 최초로 통수권자에 오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5일을 링컨 전 대통령 추모일로 공식 선포합니다.

링컨 전 대통령이 사망한 시각인 15일 오전 7시22분에는 워싱턴DC 등지에서 동시에 추모의 종이 울릴 예정입니다.

사건 현장인 포드극장은 14∼15일 일반인에 36시간 연속 극장을 개방하고 링컨 전 대통령의 일대기를 다룹니다.

또 전문가들은 '지도자와 유산 : 링컨 전 대통령과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라는 주제로 인권 향상을 위해 일생을 바친 두 인물을 내세워 토론을 벌이고 남북전쟁 시대의 음악을 배경으로 재임 중 링컨 전 대통령이 남긴 발언 등을 통해 그를 추모하는 행사도 마련합니다.

역사 자료를 전시하는 미시간 주의 헨리 포드 박물관은 암살 당시 링컨 전 대통령이 앉은 포드극장의 의자를 15일 공개합니다.

링컨 전 대통령을 저격한 뒤 도망치다가 다리를 다친 부스를 치료한 혐의로 암살 공모자 누명을 썼다가 나중에 사면된 의사 새뮤얼 머드 박사의 고향인 메릴랜드 주 찰스 카운티도 링컨의 암살과 부스의 도피 행적 등을 추적하는 행사를 후원합니다.

노예해방과 미국 연방 유지를 위해 남북전쟁을 이끈 링컨 전 대통령은 1863년 게티즈버그에서 272개의 단어로 이뤄진 명연설을 통해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를 만들겠다며 민주주의 이념을 설파했습니다.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미국의 대통령에 오르기까지 그의 신화적인 삶을 다룬 책이 지금껏 1만5천 권이나 나왔습니다.

미국 정치학회는 지난 2월 16일 '대통령의 날'을 맞아 발표한 역대 대통령 평가 설문조사에서 링컨 전 대통령이 100점 만점의 항목별 조사 결과 평균 95점을 받아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혀 미국 역사를 바꾼 그의 업적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암살당한 링컨'이라는 신간을 낸 링컨 전 대통령 전문가 해럴드 홀처는 MS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그의 인생은 위대한 미국의 이야기"라면서 "아무도 주목하지 않은 존재로 태어났으나 오로지 재능으로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링컨 전 대통령이 총을 맞은 포드 극장과 마지막 숨을 거둔 맞은 편의 피터슨 하우스, 그리고 링컨 기념관에는 평소보다 훨씬 많은 관광객과 추모객들이 몰려들어 150주기의 의미를 더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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