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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대, 잇따른 '갑질 교수' 논란에 '시끌'

외부공연에 학생 동원…걷은 돈 임의 사용도

'지성의 상아탑'이어야 할 대학 캠퍼스가 수업 대신 외부공연에 학생을 동원하고 학생들로부터 걷은 공금을 임의로 사용한 일부 교수들의 '갑질'로 논란에 휩싸였다.

전북대 무용학과 학생들은 14일 강의실을 나와 검은 마스크를 쓰고 교수 퇴진을 주장하는 피켓을 손에 들었다.

무용학과 전체 학생 80명 중 60여명의 학생들은 이날 한국무용 지도교수인 이모(54·여) 교수의 횡포를 견딜 수 없다며 '퇴진운동'을 벌였다.

무용학과 학생들에 따르면 이 교수는 무용 수업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자신의 업적을 위해 해마다 같은 작품의 공연에 학생들을 동원해왔으며 이를 따르지 않거나 불만을 품는 학생에게는 'F' 학점을 남발했다.

이 교수는 또 최근 4학년생 8명을 전북도립국악원 정기공연의 객원무용수로 참여시키기 위해 전공수업 대신 한달간 연습을 시켰다가 언론의 질타를 받고 취소하기도 했다.

학생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전북대 캠퍼스를 돌며 이 교수의 퇴진을 위한 피켓 시위를 했고, 총장 집무실이 있는 본관 앞에서 침묵시위도 벌였다.

학교 측은 논란이 커지자 진상규명위원회를 구성하고 조사 결과에 따라 사법기관에 수사 의뢰까지도 하겠다며 진화에 나섰다.

이에 앞서 전북대의 대학특성화사업(CK사업) 프로젝트와 관련, 학생들과 해외연수에 나섰던 보직교수 A씨가 계획에 없던 일정을 진행한다며 공금을 걷고 지출내역을 공개하지 않아 논란이 됐다.

A 교수는 미국 연수 중에 갑자기 버스로 하루가 넘는 거리에 있는 지역을 방문하자는 일정을 추가하고 50달러씩 50명에게서 추가 경비를 걷었다.

귀국 후 일부 학생들이 추가로 걷은 공금 사용내역을 공개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A 교수는 공금 사용 내역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 같은 내용을 제보받은 총리실 감찰반은 A 교수에 대해 암행감찰을 시작했고, 감찰반은 A 교수의 법인카드 사용내역 등을 확보해 조사를 벌였다.

A 교수는 이후 자신이 맡고 있던 3개의 보직에서 모두 물러났다.

잇따른 교수들의 '갑질 논란'의 이면에는 학교 측의 안이한 대응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CK 사업과 관련한 A 교수에 대한 총리실 감찰이 시작되기 전 이미 학내에서 문제제기가 됐음에도 진상규명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고, 무용학과 학생들이 퇴진 운동에 나서기 전에도 수차례에 걸쳐 학교 측에 진정을 냈지만 학교 측은 감사도 진행하지 않는 등 별다른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무용학과 '갑질 교수' 논란이 커지자 대학 측이 진상규명위원회를 꾸린다는 약속을 했지만 '한발 늦은 조치'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전북대의 한 교수는 "원칙과 상식이 지켜진다면 이런 문제들이 왜 발생하겠느냐"며 "우리 학교의 캐치프레이즈인 '성장을 넘어 성숙'을 이루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구성원 모두가 자신을 되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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