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중 北대사관 "중국도 사드 타격범위 내에 있다"

중국 주재 북한대사관 관계자가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 문제와 관련, "사드가 남한에 배치된다면 주변국은 자연히 그 타격범위 내에 들어간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11일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와의 인터뷰에서 포착범위가 1천㎞ 이상인 사드 레이더는 '조선반도(한반도)용'이라는 목적을 훨씬 초월한다며 "조선(북한)의 위협 때문에 사드를 남한에 배치한다는 주장은 황당한 논리"라고 말했다.

또 "일단 주변 대국에 충돌이 발생하면 조선반도는 전쟁의 위험 속으로 끌려들어갈 가능성이 매우 커진다"며 "미군의 사드나 더욱 위험한 군사적 수단에 대응하려면 조선은 부득이 군사력을 강화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한미 양국이 일련의 연합군사훈련을 지속하고 예년과 달리 올해 독수리 훈련에 미군의 신형 연안전투함이 참가한 점 등을 거론하며 한국과 미국이 북한에 대한 '억제전략'을 강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환구시보는 이 관계자를 '김 참사관'이라고 밝혔지만 실명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 신문은 또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애슈턴 카터 미국 국방장관이 전날 회담에서 사드 배치 문제는 의제로 논의되지 않았다고 밝힌 데 대해 "관련 국가들의 의혹을 해소하기에는 부족했다"고 논평했다.

중국 관영매체가 북한대사관 관계자를 인용해 사드가 중국 등 주변국까지 위협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은 대내외적 '여론공세'를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환구시보는 전날 사설에서도 "만약 이 시스템(사드)이 한국에 상륙한다면 중국의 여론과 근년 들어 쌓인 한국에 대한 호감은 무거운 타격을 받게 되고 양국 관계의 기초가 흔들리게 될 것이라는 점을 예상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