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뒤 8발' 영상 휴대전화로 찍은 행인 '영웅'으로 부상

7일(현지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노스찰스턴에서 발생한 경찰의 비무장 흑인 사살 영상 공개로 파장이 이는 가운데 당시 장면을 휴대전화로 찍어 공개한 행인이 사건 해결의 영웅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미 NBC방송은 8일(현지시간)이 영상을 찍은 사람이 페이딘 산타나라는 이름의 23세 청년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산타나는 NBC와의 인터뷰에서 사건 당일 자신은 일터에 나가기 위해 마침 근처를 지나던 중이었으며 경찰이 한 흑인을 제압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가까이 다가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고는 테이저건(전기충격기) 소리가 들리자 그때부터 휴대전화를 꺼내 녹화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산타나는 "그 흑인은 테이저건에서 피하려고 애를 쓰고 있었지만 경찰을 향해 총을 사용하진 않았다"면서 "영상에서도 볼 수 있듯 경찰은 그의 등에다 대고 바로 총을 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영상에는 백인 경관 마이클 토머스 슬레이저(33)가 비무장 상태였던 흑인 월터 라머 스콧(50)과 몸싸움을 하다가 달아나는 스콧의 등을 정조준해 8발의 권총을 발사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 수사의 결정적 단서가 됐습니다.

산타나는 이 영상을 스콧의 가족에게 전달했으며 경찰 수사에도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경찰 당국은 영상 내용을 바탕으로 슬레이저의 혐의를 확인, 그를 즉시 체포했습니다.

산타나는 이 영상이 미칠 파장이 얼마나 클지에 대해서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면서 그 때문에 자신도 신변에 위협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 영상을 삭제할까도 고민했다고 털어놨습니다.

그러나 그는 "스콧이 이렇게 희생돼선 안됐다는 판단이 들었다"면서 부담을 무릅쓰고 공개 쪽으로 마음을 굳히게 됐다고 덧붙였습니다.

AP통신은 스콧의 가족을 대변하는 크리스 스튜어트 변호사가 그를 "영웅"이라고 치켜세웠다고 전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