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옥 "박종철 사건, 국민에 송구…은폐 사실 없어"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수사와 관련, "1차 수사부터 공범의 존재나 경찰의 조직적 사건 축소·은폐 시도를 밝혀내지 못해 안타깝고 국민에게 송구한 마음"이라면서도 "결코 진상을 알면서 축소하거나 은폐한 사실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박상옥 후보자는 내일 인사청문회에서 가장 뜨거운 쟁점이 될 '박종철 사건' 축소·은폐 의혹과 관련, 국회에 제출한 서면답변서를 통해 수사 상황과 심경을 밝혔습니다.

특히 박상옥 후보자는 공범의 존재를 알고도 사건을 축소·은폐 했다는 의혹에 집중 반박했습니다.

박상옥 후보자는 "말석 검사였다며 책임을 회피할 생각은 없다. 저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 분노했다"면서 "수사팀은 거의 잠을 자지 못하며 최선을 다했으나, 풍부한 경험을 가진 경찰관들이 시나리오를 짜 혐의를 부인해 현실적 어려움이 있었다"고 호소했습니다.

그러면서, "1차 수사 당시 경찰관들의 은폐 시도를 철저히 검증하려 했지만, 공범자들의 존재를 확인할 증거가 없어 2명만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습니다.

야당 일각에서 "공범 여부에 대한 질문조차 없었다"고 지적한 것에는 "강 전 경관에게 공범을 강하게 추궁했으나, 당시는 펜이나 타자기를 이용해 조서를 작성해 컴퓨터가 있는 지금과 달랐다"며 기록 과정에서 누락된 것이라고 했습니다.

한편, 박 후보자는 "수사하는 동안 외압을 느낀 일은 없었다"며 "관계기관 대책회의에 의한 수사권 제한 여부도 당시 알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야당의 자진사퇴 요구에는 "법에 따라 청문위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후보자의 능력과 자질을 검증받는 게 적절하다"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