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기지 직원들은 외환위기가 몰아닥친 지난 1999년부터 이런 아이들을 돕기 시작했습니다. 1년 내내 운영되는 기지 내 구내식당에 아이들을 불러 밥을 먹이기 시작했습니다. 2001년부터는 아예 초등학교에 공부방을 차리게 됐습니다. 밥만 먹일 게 아니라 공부도 시키자는 뜻이었지요. 처음엔 학교 주차장 옆에 있는 조그만 건물을 빌려 아이들을 공부시키다가 당시 교장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교실을 제공받아 아이들과 함께 지내게 됐습니다.
![취파](http://img.sbs.co.kr/newimg/news/20150330/200825061_1280.jpg)
공부방의 정식 명칭은 은정 지역아동센터입니다. 근처의 다른 지역아동센터와 함께 구청의 지원을 받고 있지요. 프로그램이 워낙 다양한데다 아동센터의 센터장과 직원의 월급, 또 저녁 식사까지 아이들에게 제공하기 때문에 지난해에는 6천만 원 정도의 운영비가 들었습니다. 절반 정도는 차량기지 직원들이 매달 5천~1만 원 정도 내는 후원금으로 충당했고 나머지는 구청이나 기업들의 지원으로 운영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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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방을 후원하는 차량기지 측에서는 당연히 반발했습니다. 지역아동센터 차원에서 종합보험을 가입하고 있고 1박 2일 캠프 등을 갈 때는 여행자 보험도 든다며 아이들 안전은 공부방 차원에서 담보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15년 동안 운영하면서 방과후 학교 모범 사례로 선정될 정도로 운영이 우수하다면서 폐쇄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이들 역시도 공부를 위주로 하는 돌봄 교실보다는 다양한 활동을 하는 이 ‘지하철 공부방’에 있고 싶다고 말했지요.
학교 측과 공부방 측의 의견이 좁혀지지 않자 결국 서울시교육청과 구청까지 나섰습니다. 지난주 금요일 첫 회의를 했는데 서울시교육청은 공부방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기존의 돌봄 교실까지 지역아동센터가 관리하는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돌봄 교실 운영 예산까지 주면서 확대 운영하는 안을 내놓은 것입니다. 이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학교 측이 이 안을 받아들일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내일 학교 측과 공부방 측이 모임을 갖는다고 하는데 아무쪼록 서로가 받아들일만한 합리적인 접점을 찾길 바랍니다.
▶15년 동안 이어온 '지하철 공부방' 폐쇄 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