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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고 운전 36년 비결은 3초 늦게 출발하기죠"

"운전대를 잡을 때마다 차분하려고 노력합니다. 3초 늦게 출발하고, 급제동 안 하고..."

택시기사 이중건(66)씨는 울산지역 사업용 차량 운전자 중에서 가장 오랜 기간 사고를 내지 않아 지난 17일 울산지방경찰청으로부터 증서를 받았다.

이씨가 운전면허를 딴 것은 10대 후반이던 1966년 6월.

이후 화물차와 시내버스 운전 등을 했고, 지난 1990년 개인택시면허를 받아 지금까지 택시를 몰고 있다.

운전면허를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 화물차를 몰다가 가벼운 접촉사고를 낸 후 지금까지 한 번도 사고를 낸 적이 없다.

실제 무사고 기간은 군 복무 시기를 제외해도 40년이 넘지만 1970년대 적성검사 기간을 놓쳐 면허가 취소됐다가 재발급되는 바람에 36년만 무사고로 인정받았다고 소개했다.

이씨는 "40년 넘게 사고가 없었던 것은 운도 좋았지만 차분하게 운전하려는 마음가짐 때문이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는 차분한 마음을 유지하기 위해 '3초 늦게 출발하기'를 항상 지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3초 늦게 출발하기는 정지선에서 신호대기를 하다가 파란불이 들어오면 급하게 출발하지 않고 3초가량 기다린 뒤 출발하는 것이다.

이씨는 "뒤 차량이 '빵빵'거리기 때문에 꼭 3초를 지키자는 뜻은 아니고 아직 못 건넌 보행자는 없는지, 갑자기 튀어나오는 자전거는 없는지, 꼬리물기를 해서 들어오는 차량은 없는지를 충분히 살피고 다른 차량보다 조금 늦게 출발하자는 의미"라고 알려줬다.

그는 "지난해 초 교차로에서 신호가 바뀐 후 조금 늦게 출발했는데도 오른쪽에서 오는 차량이 신호를 무시하고 굉장히 빠른 속도로 내차 바로 앞을 지나간 적이 있었다"며 "만약 내가 신호가 바뀐 후 바로 출발했더라면 대형 사고가 났을 것"이라고 기억했다.

'급제동하지 않기' 역시 이씨가 강조하는 운전 방법이다.

이씨는 "정확히 표현하면 급제동할 상황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며 "아무리 빨리 가도 신호등 몇 개 지나면 규정 속도를 지킨 차량과 나란히 신호대기를 하게 된다"고 22일 말했다.

이씨는 3초 늦게 출발하기, 급제동하지 않기 등으로 차분하고 여유롭게 운전하려고 하지만 '택시기사'라는 직업의 특성상 평정심을 유지하기 쉽지 않은 순간이 적지 않다.

그는 "택시기사에게 화풀이하려는 손님을 태우기도 하는데 너무 억울할 때는 손님을 모셔다 드린 뒤 그대로 차를 몰면 사고가 날 것 같아 차를 세워두고 노래를 들으면서 마음을 가라앉힌다"며 "어떤 상황에서도 차분한 마음으로 운전해 무사고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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