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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 공사가 재난예방?…재난기금관리 '허술'

지방자치단체들이 재난·재해 기금을 엉뚱한 곳에 쓰는 사례들이 무더기로 적발됐습니다.

감사원은 국회 요구에 따라 지난해 10~11월 옛 소방방재청, 서울시 등 10개 광역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재난·재해기금 운영실태'를 감사했습니다.

감사결과 서울 강남구는 지하 2층 구조의 선정릉 빗물 저류조를 설치하면서 지하 1층 주차장 설치에 필요한 공사비 20억 원까지 재난관리기금으로 집행했습니다.

충남 논산시는 시정 홍보용 LED 전광판을 설치하는 데 쓸 예산 4억 원 중 절반인 2억 원을 재난관리기금으로 충당했습니다.

이들을 비롯해 55개 지자체는 별도 전용계좌로 관리해야 하는 재난·재해기금 1조4,791억 원을 통합관리기금에 예탁한 뒤 본래 목적과 무관하게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들 지자체가 통합관리기금에 예탁한 금액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재난·재해기금 잔고의 76%에 달했습니다.

지자체 다수가 재난·재해기금 적립에도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구시 등 23개 지자체는 2012~2014년 재난관리기금 적립액이 9,870억 원으로, 적립 기준인 1조5,920억 원에 비해 6,050억 원 부족했습니다.

같은 기간 대구시를 비롯해 3개 지자체는 재해구호기금 적립액이 131억 원으로, 적립 기준인 559억 원보다 428억 원 적었습니다.

17개 지자체는 재난·재해기금 적립은 소홀히 한 반면, 청사건립기금 등 임의성 자체기금에는 1조8,724억 원을 적립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습니다.

각 지자체가 재난관리기금으로 설치한 지진계측기와 옛 소방방재청의 자료 통합관리시스템이 제대로 연계되지 않는 사실도 이번 감사로 드러났습니다.

전체 지진계측기 106개 중 20개만 정상적으로 통합관리시스템으로 자료를 전송하고 있었으며, 86개는 자료 전송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방재청은 이 같은 사실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고, 이들 86개 중 44개는 이미 하자보수기간이 지난 상태였습니다.

또한 방재청은 지진계측기를 운용할 소프트웨어를 개발·보급하지 않아, 설치기관별로 중복 개발하는 과정에 42억 원이 낭비됐다고 감사원은 지적했습니다.

감사원은 감사결과 드러난 문제점에 대해 관련자 징계를 요구하는 등 89건의 감사결과를 시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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