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젠차오 "사드, 중국 우려 중요시해달라"

<앵커>

한국을 방문 중인 류젠차오 중국 외교부 차관보가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에 대해서 다소 우회적인 의견을 표출했습니다. 다시 말해, 사드의 한국 배치에 대한 중국 측의 우려를 표명한 겁니다.

문준모 기자입니다.

<기자>

류젠차오 중국 외교부 차관보는 오늘(16일) 오전 외교부 청사에서 이경수 외교부 차관보와 면담했습니다.

류 차관보는 면담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드의 한국 배치 문제와 관련해 "중국의 관심과 우려를 중요시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한중 차관보 협의에서 사드 문제에 관해 아주 솔직하고 자유로운 대화를 나눴다"면서 "미국과 한국이 사드 문제에 대해 타당한 결론을 내리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사실상 사드의 한국 배치를 반대한다는 뜻을 우리측에 전달했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류 차관보는 또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즉 AIIB 설립과정에서 "한국 측이 창립멤버가 되기를 희망한다는 의견을 한국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중국은 AIIB에 창립 회원국으로 가입하려면 이달 말까지 참여 여부를 밝혀야 한다고 못 박은 상태입니다.

이런 가운데, 미 국무부의 대니얼 러셀 동아태 차관보도 조금 전 인천공항에 도착했습니다.

공식적인 방한 목적은 마크 리퍼트 대사를 위문하는 것이지만, 내일 이경수 차관보를 만나 현안에 대한 협의도 할 예정입니다.

외교부에서는 러셀 차관보의 방한이 류젠차오의 방문과 관련 없다고 선을 긋고 있지만, 사드와 AIIB 문제를 놓고 어떤 식으로든 우리 측에 의견을 전할 것으로 관측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