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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갑질' 비판 '개훔방', 이번엔 비판 대상 돼

대기업의 수직계열화 문제를 정면으로 비판한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이하 '개훔방') 제작사에 대해 이번에는 저예산 독립영화 감독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습니다.

관객의 잇따른 상영관 확대 요청 속에 지난달 12일자로 '개훔방'의 상영관이 2배 가까이 늘어났지만 이 때문에 도리어 독립영화의 설 자리가 줄어들었다는 주장입니다.

독립영화 '조류인간'을 연출한 신연식 감독은 보도자료를 통해 "상업영화인 '개훔방'이 15개 이상의 극장을 배정받는 것은 독립영화계에는 엄청난 폭력"이라며 "이는 고등학생이 대학생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억울해하면서 유치원 놀이터에 와서 폭력을 행사하는 행위"라고 비난했습니다.

신 감독은 "상업영화가 어떤 이유에서든 독립영화전용관에서 재개봉이 된다면 이후에도 극장 개봉을 마친 상업영화가 IPTV 매출 증대를 위해 독립영화관에서 재개봉되는 선례로 남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독립영화를 상영할 수 있는 극장은 한정돼 있고 지금도 개봉을 고대하는 의미 있는 많은 독립영화가 있다"면서 "다양성에 가치를 두고 독립영화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독립예술영화관에서 특정 영화가 50개 이상의 극장을 점유하는 것은 그 자체로 다양성의 가치를 훼손하는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개훔방'은 어제(2일) 기준으로 일부 독립예술영화관을 비롯한 전국 48개 상영관에서 상영 중입니다.

신 감독은 "('조류인간'은) 개봉 첫날(2월 26일) 현장에서 확인한 몇몇 극장에서 아침 10시와 밤 10시40분대라는 현실적으로 관람이 힘든 시간대에 상영 중이었다"며 "'개훔방'이 좋은 시간대에 편성된 것을 보고 좌절감을 느꼈다"고 했습니다.

신 감독은 이어 "'개훔방' 시나리오는 4∼5년 전에 내가 쓴 것이며 제작사와 이견이 생겨 작품에서 빠진 후 김성호 감독이 찾아와 시나리오를 영화화하고 싶다는 요청을 했다"며 "작가 크레디트에서 김 감독의 이름을 빼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이에 대해 '개훔방' 측은 "'개훔방'이 확대 상영을 할 때부터 다른 독립영화에 피해가 되지 않도록 일반상영관을 위주로 해달라고 극장 측에 요청했다"며 "상영관 배정은 극장 재량이지만 '개훔방'의 확대상영이 독립 영화에 피해가 된다면 조치를 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시나리오 크레디트에 대해서는 "원작(소설)이 있는 작품이라 큰 줄기는 원작을 따라가는데다 제작 과정에서 신 감독의 시나리오에서 일부 바뀐 부분도 있어 이름을 함께 표기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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