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청주] 팔순 돼서 초등학교 졸업한 할머니들

<앵커>

팔순의 나이가 다 돼서야 감격스러운 초등학교 졸업장을 받아든 할머니들이 있습니다. 일과 공부를 병행해야 하는 어려움보다 배움을 통해 알게 된 세상의 기쁨이 훨씬 크다고 말합니다.

구준회 기자입니다.

<기자>

옥천군 안내면 안내초등학교 졸업식입니다.

손주 같은 어린 학생들 사이로 한복을 곱게 입은 세 분의 할머니들이 빛나는 명예 졸업장을 받아들었습니다.

81살 양금례, 76살 정영숙, 74살 심정순 할머니.

배움에 목말랐던 만큼 기쁘고 가슴 벅찬 순간입니다.

[양금례/81세, 옥천 안내초 명예졸업생 : 나는 한글도 제대로 못 배웠어요. 벌어 먹고살라고 왔다 갔다… 졸업하니까 좋지 뭐.]

까막눈에서 벗어나 보자며 시작한 세 할머니들의 배움은 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안내면 행복학교에서 '기역' '니은'을 시작으로 한글을 깨치고 생활수학과 건강체조 등의 과목을 익혔습니다.

농사일 하랴 집안일 돌보랴 일주일에 이틀에 불과한 수업시간도 할머니들에게는 쉽지 않은 과정있습니다.

[심정순/74세, 옥천군 안내면 : 눈이 좀 안 보여서 안경을 써도 글씨 좀 쓰려면 떨리고 그래요.]

힘들게 보낸 시간 뒤에 찾아온  배움의 기쁨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값졌습니다.

평생 가슴에 안고 살아야했던 말 못할 설움과 온갖 불편함이 이젠 신기함과 즐거움으로 바뀌었습니다.

[정영숙/76세, 옥천 안내초 명예졸업생 : 차를 어떤 때는 엉뚱한 것을 타. 어디를 가는 차인지 모르니까…그런데 지금은 그걸 아니까 그런 실수도 없이 얼마나 좋으냐고…]

할머니들의 늦은 졸업장이 배움의 소중함과 기쁨을 다시 한 번 일깨우고 있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