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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범죄 꼼짝마"…'핵주먹 여경'이 떴다

[취재파일] "범죄 꼼짝마"…'핵주먹 여경'이 떴다
'핵주먹 여경'이 나왔습니다. 주인공은 26세 민소라 순경. 민 순경은 13일 중앙경찰학교를 졸업하고 경기지방경찰청에 배치됐습니다.

● 복싱 선수권 전국 1위…프로 전적 3전 2승 1무
핵주먹 여경
민 순경이 권투 글러브를 처음 잡은 것은 초등학교 6학년 때입니다. 아버지는 목사, 어머니는 카드 설계사를 하셨는데 집안이 그리 넉넉하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민 순경이 유도를 하고 싶다고 했더니 아버지는 차라리 복싱이나 검도를 해 보라고 권했다고 합니다.

민 순경이 처음 대회에 나간 것은 그로부터 4년 뒤인 고등학교 1학년 때. 민 순경은 그 해 '사고'를 단단히 쳤습니다. 여자 아마추어 선수권 대회 46㎏에서 전국 1위를 거머쥐었습니다. 같은 해 전국체전에선 48㎏급에서 3위에 올랐습니다. 전국체전의 가장 낮은 체급이 48㎏이다보니, 46㎏에서 48㎏으로 체급을 올려 출전했는데도 당당히 입상한 것입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프로로 전향했고, 복싱을 그만두기 전인 대학교 1학년 때까지 프로 전적 3전 2승 1무(1KO)를 기록했습니다.

● "약한 사람 돕는 경찰 되고 싶어요"

민 순경에게 경찰에 지원하게 된 계기를 물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하고 싶었다"는 답이었습니다. 자기 자신의 이익을 꾀하는 게 아니라 다른 사람들, 특히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는 게 멋있어 보였다고 합니다. 세 살 터울 언니의 권유도 있었다고 합니다. 언니도 경찰 공무원을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둘이 함께 근무하면 좋겠다는 '소박한' 바람을 내비쳤습니다.
핵주먹 여경
에피소드도 많았다고 합니다. 경찰학교에서 동료들이 자신의 겉모습만 보고는 약하게 생겼다고, 운동을 못하게 생겼다고 생각했다가 복싱을 했다고 말하면 다른 눈으로 보더라는 겁니다. 남자 동료들은 운동을 좋아하다보니, 자신이 복싱을 했다고 하면 친해지기 쉬웠다고 합니다.

"복싱이나 경찰 모두, 여성이 하는 데 대해 주위의 우려는 없느냐"고 다소 '고리타분한' 질문을 던졌더니 "다른 건 몰라도 야간 근무도 많을 텐데 체력적으로는 자신 있다"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소외된 사람들을 챙기는, 돈 많고 권력 있는 사람이 아닌, 약한 사람을 돕는 경찰이 되고 싶다"고 당당히 말했습니다.

● 헌혈 68회·자격증 17개…이색 경찰들

민소라 순경 말고도 올해 중앙경찰학교 졸업생 3,115명 중에는 이색 경력을 가진 경찰들이 많습니다. 김헌식 순경(29세, 대전지방경찰청)은 헌혈만 68회를 했습니다. 신임 교육생 최다 경력입니다. 김용훈 순경(38세, 경찰청)은 기계가공기능장, 정보처리기사 등 자격증만 17개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전진수 순경(25세, 경기지방경찰청)은 특공무술 2단에, 태권도 3단, 합기도 4단 총 9단의 무도 실력을 자랑하고, 김나현 순경(32세, 서울지방경찰청)은 임상병리사, 금연상담사로 활동하며 8개 학교에서 청소년 금연 교육을, 또 기업을 대상으로는 2,000회에 걸쳐 금연 교육을 실시했습니다. 신연호 순경(남, 30세, 경기지방경찰청)은 치어리더 전국대회에서 우승한 경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SBS 스타킹에도 출연했습니다.

2개월의 짧은 실습 기간 동안 공(功)을 세운 순경들도 있었습니다. 최종민 순경(26세, 충남지방경찰청)은 거리에 쓰러져 있던 사람을 심폐소생술과 인공호흡으로 구했습니다. 이예진 순경(31세, 충남지방경찰청)은 지구대에서 안절부절하며 전화를 받는 민원인을 발견하고 전화기를 건네 받아 보이스피싱 사기를 막았습니다. 이규태 순경(33세, 경기지방경찰청)은 강간 신고를 받고 출동해 현장에서 흉기를 들고 있던 피의자를 검거했습니다.

대다수의 경찰이 묵묵히 현장에서 소임을 다하고 있지만 10만 명이 넘는 조직이다보니 일탈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몇몇 경찰관이 경찰 전체 이미지를 덧씌우기도 합니다. 또, 경찰이 민감한 정치적 현안에 휩싸이거나 정권이나 상급 단체의 눈치를 봐야 하는 경우도 있는 게 사실입니다. 새내기 경찰관들이 분투를 기대해 봅니다. 초심을 잃지 않고 경찰 조직이 더욱 건강해지는 데 일조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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