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치' 김래원 섬망증, 돌아갈 수 없는 그 때 그 시절…시청자 울렸다

SBS 월화극 ‘펀치’(극본 박경수, 연출 이명우 김효언)의 김래원이 회한 가득한 섬망증(뇌손상으로 일어나는 환각증상) 증세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9일 방송된 ‘펀치’ 16회에서는 이태준(조재현 분)을 처벌하기 위해 그의 비위행위를 뒤집어쓴 조강재(박혁권 분)와 손을 잡는 박정환(김래원 분)의 모습이 그려졌는데, 이 과정에서 정환의 회한 가득한 심정이 읽히는 복원지점이 등장해 안타까움을 선사했다.

‘왜 검사가 됐는지’ 질문을 받고 당시를 떠올리게 된 정환은 겉으론 “나보다 못한 놈들이 서울 명문대 갔는데 난 지방대 갔다”며 단번에 이들을 앞설 수 있는 방법으로 검사를 택했다고 말했지만 이를 듣는 하경(김아중 분)의 반응은 달랐다. 사법연수원 시절부터 정환을 지켜봤던 하경은 “아니, 사법 연수원 때부터 봤어. 따뜻하고 좋은 검사가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라며 처음 정환이 검사가 된 이유는 대답과 결코 같지 않았음을 말해 눈길을 모았다.

이 같은 말은 정환이 검사로 첫 발을 내딛는 자리인 검사 임용 선서 당시 상황을 통해 증명됐다. 신임 검사 대표로 선서한 정환은 선서문에 있는 ‘불의의 어둠을 걷어내는 용기 있는 검사, 힘없고 소외된 사람들을 돌보는 따뜻한 검사, 오로지 진실만을 따라가는 공평한 검사’ 등 지금의 하경이 걷고 있는 검사로서의 올바른 길에 대한 열망에 누구보다 가득 찬 인물이었다는 점이 드러났기 때문.

“검사 되고 나서도, 정환 씨만 따라 갈 거야. 바른 길 걸어갈 사람이니까”라는 하경의 말과 더불어 확신과 자부심에 찬 얼굴로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선서문을 외는 정환의 모습은 선서문 그대로 검사직분을 실행하겠다는 의지와 다름없었다.

신임 검사로서 임용 선서를 할 당시를 떠올리던 정환에게 다시 한 번 섬망증이 왔다. 마치 그 시절로 돌아간 듯, 오른 손을 들고 선서문을 외치는 정환의 모습은 지켜보는 하경을 가슴 아프게 했다. 또 이는 과거와 현재의 간극만큼이나 정환이 많이 후회하고 있음을 암시해 안방극장의 안타까움도 자아냈다.

김래원은 위악을 떨다가도 섬망증의 습격과 동시에 총기로 가득한 푸른 초임 검사의 모습으로 돌변하는 박정환을 완벽히 연기해내 긴 여운을 남겼다.

한편 ‘펀치’는 10일 밤 10시 17회가 방송된다.

(SBS 통합온라인뉴스센터 강선애 기자)